李 “초당적 추경 협력 부탁”, 경제·산업 구조개혁도 서둘러야
입력2026-04-03 00:01
수정2026-04-03 00:01
지면 31면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중동 전쟁 장기화로 복합 위기가 확산되는 데 대해 “지금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라며 26조 2000억 원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부탁했다.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내일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파괴된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복구되고 이전과 같은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응급 재정 투입과 에너지 절약 등의 민관 총력 대응으로 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드러냈다.
‘전쟁 추경안’의 절반에 가까운 12조 8000억 원은 고유가 부담 완화 및 민생 안정에 투입된다. 소득 하위 70% 국민과 저소득·취약 계층, 농어민 지원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산업 피해 및 공급망 안정 지원 예산은 2조 6000억 원이 배정됐고 석유·나프타 공급난 지원 예산은 7000억 원에 그쳤다. 전쟁 충격을 전면적으로 받고 있는 수출·관광 업계 지원금은 1조 1000억 원 수준이다. 수출·관광 업계에 총 9조 1800억 원의 금융 지원을 하겠다지만 대출 효과는 직접 재정 지원보다는 제한적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의 위기에 대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대증적 재정 처방 외에도 보다 긴 안목에서 경제·산업구조 개혁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우선 석유·가스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연료 전환 정책을 펴는 일이 시급하다. 이번 추경 자료와 이 대통령 연설에 태양광·재생에너지 사업은 거론된 데 반해 기저 전원인 원자력발전의 증설 및 관련 기술 투자는 언급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할 듯하다.
더 나아가 기업이 생산성 향상을 통해 에너지·자원 비용 부담을 흡수할 수 있도록 산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제조·물류에 대한 규제를 혁파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생산·물류 현장의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을 가로막는 제도의 수술도 시급하다. 아무리 위기 상황이라도 정부가 ‘국가 대전환’ 과제로 제시한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분야 구조 개혁을 미뤄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이 오직 국민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면 거대한 폭풍우가 밀려와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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