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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 도움 안 됐다”…무역·안보 청구서 만반 대비를

입력2026-04-03 00:01

지면 31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 중 주한미군을 거론하면서 한국이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청에 비협조적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봉쇄 해제를) 유럽 국가가 하게 두자. 한국이 하게 두자”며 “(한국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우리는 (북한의) 핵 무력 바로 옆에 4만 5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말이다”라고 했다. 지난달 17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도움은 필요 없다. 일본과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화를 냈지만 한국만 콕 집어 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전쟁이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한국과의 무역·안보 협상에서 ‘이란 전쟁 청구서’를 내밀까 걱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 세계가 주목한 대국민 연설에서도 “이제라도 용기를 내서 호르무즈해협으로 가 관리에 나서라”고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재차 압박했다.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의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종전을 선언할 수도 있지만 전쟁의 향방이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을 돕지 않는다면서 나토를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자유세계의 집단 안보 체제가 균열 위기에 처하면서 각자도생의 시대가 가속화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파병에 대한 한국의 소극적 태도와 ‘안보 우산’을 빌미 삼아 주한미군 감축 및 성격 변화, 방위비 대폭 인상 등을 요구하고 나설 우려가 커졌다. 정부는 향후 미국의 동맹 재편 작업 가능성에 대해 고도의 경각심을 갖고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조업, 디지털 서비스, 쌀·쇠고기 등에 대한 무역 압박 공세가 더 거세질 수도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미국산 에너지 수입량을 늘리는 등 미국 측 불만을 무마할 필요가 있다. 또 호르무즈해협 정상화를 위해 다자간 협력 및 국제 공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 자주국방 등 자강력을 높이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는 점은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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