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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마벨 ‘광반도체’ 동맹…AI 칩 넘어 네트워크까지 노린다

■서종‘갑 기자’의 갭 월드(Gap World) <51>

구리선 한계 넘어 광통신 ‘CPO’ 밸류체인 선점

브로드컴 정조준…“자체 칩 써도 통신망은 종속”

상용화 빨라야 2028년…수율·유지 보수가 관건

입력2026-04-03 06:00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글로벌 통신 반도체 2위 기업 마벨 테크놀로지에 20억 달러(약 3조 원)를 투자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데이터센터의 ‘신경망’에 해당하는 네트워크 인프라까지 자사 규격으로 통일하려는 수직 계열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발열 문제와 정보 전송에 한계가 있는 구리선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광(光)반도체(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매개로 인프라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마벨의 이번 파트너십은 전력난과 데이터 병목 현상이라는 AI 데이터센터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리선 한계 넘을 ‘빛의 통신망’…설계는 팹리스 연합이

현재 수만 개의 GPU를 구리선 기반 전기 신호로 연결하는 방식은 발열과 전송 지연 한계에 직면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빛으로 데이터를 초고속 전송하는 광반도체 기술이다. 종국에는 연산 칩과 광 모듈을 단일 기판에 통합하는 ‘공동 패키징 광학(CPO·Co-Packaged Optics)’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마벨은 지난해 광반도체 스타트업 ‘셀레스티얼 AI’를 33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이 분야 핵심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공장이 없는 두 팹리스(Fabless) 기업은 각각 역할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설계 영역의 융합이다. 엔비디아는 AI 시스템의 전체 구조와 네트워크 프로토콜(NV링크 등) 표준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마벨은 자사의 광 디지털신호처리기(DSP) 기술을 활용해 엔비디아 칩의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하는 맞춤형 광 통신 모듈을 공동 설계할 것으로 점쳐진다.

생산은 파운드리·OSAT 몫…제조 밸류체인 지각변동 예고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엔비디아와 마벨 두 회사는 모두 팹리스로 공장이 없다. 누가 만들까. 업계에서는 웨이퍼에 광 도파로를 새기는 특수 공정은 세계 1위 파운드링 업체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GF) 등이 수주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 칩을 통합하는 고난도 패키징 역시 향후 최상위 OSAT 생태계의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하며 제조 밸류체인 전반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자체 칩 써도 통신망은 종속”…1위 브로드컴 정조준

엔비디아의 마벨 투자가 나온 시점도 눈여겨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엔비디아가 최근 탈엔비디아의 축으로 떠오른 브로드컴(Broadcom)을 향한 견제구를 던졌다는 게 중론이다. 구글, 메타 등 빅테크는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맞춤형 AI 칩(ASIC)을 개발 중이다.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구축은 브로드컴에 기대고 있다.

이 지점에서 엔비디아는 브로드컴의 경쟁사인 마벨을 우군으로 확보해 빅테크들이 마벨 기술로 자체 칩을 설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체 통신망을 엔비디아 인프라 규격에 호환되도록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다.

수율·유지보수 난제…본격 상용화는 2028년 이후

다만 광반도체 기반 CPO 기술의 전면 상용화까지는 과제가 적지 않다. 이종 칩 결합에 따른 패키징 수율(양품 비율) 확보와 단가 절감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통합 모듈의 특성상 내부 소자 하나에만 결함이 생겨도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유지보수 비용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차세대 CPO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원천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최상위 AI 칩에 CPO 기술이 우선 적용되는 시점은 2027년 말에서 2028년경이고 데이터센터 전반으로 대중화되는 것은 2030년 전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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