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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공약 ‘해병대 準4군’ 법안, 국방위 계류 이유는[법안돋보기]

‘해병대 준4군 전환’ 국군조직법 개정안 국방위 의결에도 계류

상륙작전 외 도서방어·신속대응 법 명시 여부 논란

입력2026-04-04 07:00

수정2026-04-04 07:00

사진 제공=해병대사령부
사진 제공=해병대사령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가 해군 소속인 해병대에 사실상 독립된 군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국군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일반적인 절차 대로면 이 법은 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로 넘어간 후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요. 하지만 국방위는 이례적으로 이 법을 법사위에 넘기지 않고 추가 논의를 이어 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해병대의 임무를 법에 어디까지 명시할지를 두고 이견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해병대 준(準)4군체제 전환’을 위한 이 법안이 발의된 배경과 왜 국방위에서 가로막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방위는 지난달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해병대에 사실상 독립된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국군조직법 개정안(위원장 대안)을 의결했습니다. 이 법은 해병대의 주임무를 해군과 별도로 명시하고, 기존 육해공 3군 참모총장만 참여하던 ‘합동참모회의’에 해병대사령관도 당연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즉 해군 소속인 해병대사령관에게 육해공군 참모총장에 버금가는 수준의 지위를 부여해 해병대의 독립성을 보장한 법인 셈입니다.

이 법이 등장한 배경은 해병대의 실제 역할과 법적 지위가 어긋나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현행 국군조직법은 해병대 고유임무를 ‘상륙작전’으로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해병대는 이외에도 서북도서 방어, 신속대응 등 광범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법은 이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탓에 해병대가 실질적으로 국가 안보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예산·전력·편제 논의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특히 해병대가 과거 해군 예하로 편입된 배경을 두고도 논란이 있습니다. 1973년 유신 체제는 해병대사령부를 해체하고 해군 아래에 두기로 결정했는데요. 명목상의 이유는 ‘군의 경제적·효율적 운영’과 4군체제 해소였지만, 정치적인 뒷배경으로 쿠데타 세력의 견제 심리, 군 내부 권력 재편 등이 꼽혔습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해병대를 독립적인 준4군 체제로 개편하고, 해병대사령관을 현 중장에서 대장급으로 격상해 육·해·공군 총장에 준하는 지휘·감독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국방위가 국군조직법 대안을 의결하면서 그 첫걸음을 내디딘 셈인데요. 그러나 의결 직후 법을 초기에 발의했던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당초 황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국가전략 기동부대로서의 해병대의 위상 △신속대응작전 △전략도서방위작전 등 해병대의 실질적 임무가 모두 명시돼 있었으나,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빠졌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대안은 해병대의 주임무로 ‘상륙작전’만 명시했습니다.

황 의원은 대안을 두고 “해병대를 단순한 상륙작전 부대로 격하했으며 준4군 체제 확립이라는 원래의 취지를 완전히 훼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준4군 체제 개편의 핵심은 해병대의 고유 임무를 법제화해 해병대가 국가전략 기동부대로서 자부심을 갖고 신속대응 작전과 전략도서 방위작전을 공식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현재 법안을 소위로 재송부해 충분한 보완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해병대 고유의 임무가 법에 담기지 않는다면 해병대 고유의 작전지휘권이 확립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다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른 군들도 고유 임무를 법에서 일일이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육·해·공군 역시도 고유 임무를 법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고, 그래서 해병대 관련 항을 별도로 만들었지만 임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해병대의 도서 방어는 사실 편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지 해병대의 고유 임무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논쟁이 분분하자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일단 통과가 된 법안이기 때문에 향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체계자구 심사를 의뢰하지 않겠다”며 “법안을 국방위에 그대로 두고 추가적인 법안이 들어오면 그때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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