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차량 5부제에…학교 현장 ‘출퇴근 수난’
학생 시간 맞춰야 해 등교시간 조정 불가능
학교 옮겨 다니는 방과 후 교사들의 불편 커
외부 강사에게 5부제 요구하는 등 현장 혼란
입력2026-04-05 12:00
수정2026-04-05 17:57
지면 22면
차량 5부제가 시행되자 학교 현장에서 출퇴근 시간이 두세 배로 늘어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부담이 커지면서 교사와 강사 등 교육 종사자들의 불편함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5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대응 차원에서 지난달 25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시행 중이다. 8일부터는 차량 2부제(홀짝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로까지 확대 적용된다.
교육 현장에서는 출퇴근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타 공무원 대비 커지고 있다. 특히 학교는 학생 등교 시간에 맞춰야 하는 특성상 근무 시간 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해 제도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자가용으로 20~30분이면 도착하던 거리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을 훌쩍 넘기거나 2시간 이상 소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방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읍·산간 지역에 위치한 학교는 버스 노선이 제한적이고 배차 간격도 길어 여러 교통수단을 갈아타야 하는 경우가 많다. 통근 시간이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사실상 ‘출퇴근 전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교육청에도 관련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학교를 옮겨 다니며 수업을 진행하는 방과 후 강사들의 불편이 크다. 악기나 교구 등 수업에 필요한 장비를 들고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중교통 이용 시 이동 시간이 길어지고 체력 부담까지 상당하다는 것이다. 방과 후 음악 강사 A 씨는 “차로 이동할 때는 30분이면 충분했지만 지금은 악기를 들고 버스를 갈아타며 1시간이 넘게 걸린다”며 “수업 시작 전부터 체력이 소진되는 느낌”이라고 호소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외부 강사에게도 차량 5부제 준수를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제도상 강사는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현장에서는 동일 기준이 적용되면서 사실상 이동 제한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외부 강사까지 동일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장 여건과 맞지 않는다”며 “거리 기준 등 일률적인 규제만으로는 실제 통근 여건을 반영하기 어렵고 학생 대면 수업이 중심인 직무 특성상 일반 행정기관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