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커지는 SK온 리스크…PRS계약 파생부채 5814억
주가 내려가면 투자자에 차액 보전
잠재부채 1년새 5000억 원 늘어나
롯데케미칼·에코프로도 PRS 경고등
SK이노베이션이 SK온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의 파생부채가 6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PRS는 계약에 따른 정산기간이 도래했을 때 기초자산의 주가가 계약 당시 가격보다 낮으면 차액을 투자자에게 물어줘야 하는 상품이다.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것인데 SK이노베이션 이외에도 롯데케미칼, 에코프로 등 다수 기업의 PRS 관련 부채 평가액이 늘어나고 있다.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SK온 지분 기반 PRS 계약의 파생상품부채를 5814억 원으로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2024년 1조 5000억 원, 지난해 2조 원 등 총 3조 5000억 원 규모의 PRS 계약을 맺었다. 2024년에는 SK온 PRS 계약 관련 880억 원의 파생부채가 있다고 봤지만 지난해 PRS 계약 규모가 늘어나면서 1년새 잠재 부채가 5000억 원 가량 늘어났다.
PRS는 다른 기업의 주식을 증권사 등 투자자에게 팔면서 주가 변동에 따른 옵션을 넣는 파생상품이다. 보통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는데 정산 시점 주가가 계약 가격보다 낮으면 기업이 투자자에게 차액을 물어주고, 반대로 주가가 높아진 경우에는 기업이 추가 이익을 얻는다.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것인데 SK온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다. 비상장 기업이지만 공정가치 평가로 산정한 주가가 떨어져 SK이노베이션의 파생부채도 급증했다.
SK온은 지난해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를 흡수합병하며 체질을 개선했다. 윤활유를 제조하는 SK엔무브는 합병 전 5조 원 가량의 매출액과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던 알짜 기업으로 2차전지 업황 악화의 영향을 받는 SK온의 재무 구조를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차전지 사업의 손실 규모가 윤활유 부문 이익을 압도해 적자가 지속됐다. 미국 포드와의 합작사업 종료로 인한 손상차손으로 당기순손실은 5조 3646억 원에 달했다.
기업들의 PRS 재무 리스크는 늘어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6500억 원 규모의 PRS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중국발 에틸렌 공급 과잉이 글로벌 단위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익 규모가 대폭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PRS 파생상품부채를 2540억 원으로 인식했다. 에코프로비엠 지분으로 PRS 계약을 맺은 에코프로도 관련 파생상품부채를 1138억 원으로 공시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PRS는 주가 등락에 따라 기업이 차액 지급 부담을 질 수 있어 부채에 가까운 상품”이라며 “주가가 대부분 오른 상황에서 PRS 계약을 맺는 기업이 늘고 있는데 증시가 하락하면 산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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