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범에서 130억대 ‘마약왕’으로…박왕열 구속 송치[사건플러스]
필로폰 등 17.7㎏ 마약 국내 유통
판매·자금세탁책 둬 조직적 범행
수원지검 마약합수본에 사건 이송
추가 판매 대금 등 여죄 수사 확대
입력2026-04-06 05:00
수정2026-04-06 05:00
동남아에서 ‘마약왕’으로 활동하다 최근 송환된 박왕열이 131억 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하고 유통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은닉된 범죄수익금과 유명인 연루 의혹 등 여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3일 범죄단체조직, 특정범죄가중처벌법 향정 등 혐의를 적용해 박왕열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가 밀수하거나 유통·판매한 마약 규모를 시가 131억 원 상당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왕열이 2019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밀수하거나 유통하려다 적발된 마약은 필로폰 12.7㎏을 포함해 총 17.7㎏이다. 이는 시가 63억 원에 달하는 양이다. 경찰은 계좌 분석을 통해 이미 판매해 취득한 수익금 68억 원 또한 특정했다. 사건은 80여 명으로 구성된 수원지검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로 이송됐다.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해 복역하던 중 2019년 탈옥했다.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마약을 한국에 유통하면 수억 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돼 범행을 시작했다. 그는 교도소 수감 동기인 ‘사라김’으로부터 마약 판매·유통 수법을 전수받은 뒤 텔레그램에 판매 채널을 개설했다.
범행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박왕열은 ‘마약왕’이라는 별명을 내걸고 매수자를 모집하는 총책 역할을 맡았다. 밀수된 마약은 국내 총책 ‘청담’이 별도 관리했고, 소량으로 나눠 숨기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구매자에게 전달됐다. 그는 조직 규모가 커지자 중간 판매책과 계좌 관리책, 자금세탁책 등 15명을 추가 동원했다. 연쇄 검거를 막기 위해 조직원 간 접촉을 금지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박왕열은 이재명 대통령이 3월 초 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임시 인도를 요청하면서 지난달 25일 국내로 송환됐다. 이후 경찰은 하루 10시간, 16회에 걸쳐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향후 경찰은 관계 기관과 공조해 여죄를 규명할 방침이다.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94.6비트코인(BTC)의 거래 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기존 공범 256명 외에 주요 공급책과 코인 대행업체 운영자 등 30명을 추가로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적발된 밀반입 사건 중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6건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는 중이다.
한편 박왕열 송환 이후 그가 유통한 마약이 클럽 버닝썬과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가 박왕열 조직의 고객이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경찰은 “관련성이 있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면서도 “현재까지 황 씨가 직접 연루됐거나 조직원으로 활동한 정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마약 유통 조직 전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건을 넘겨받은 마약합수본은 “경기북부경찰청과 긴밀히 협력해 수사하고, 구성기관 역량을 총결집해 추가 범행을 규명하고 마약범죄로 취득한 불법 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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