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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칩, 큰 비즈니스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

입력2026-04-06 14:47

수정2026-04-09 09:35

정세영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생태계를 묘사한 AI 이미지.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생태계를 묘사한 AI 이미지.

최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분들이 묻는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오르는 걸까?”

반도체 업계 종사자로서 주변의 업계 대표들과 임원들과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AI와 대화하면서 얻은 답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커질수록, 반도체는 기하급수적으로 더 많이 필요해힌다는 것이다. AI 산업은 과거 메타버스가 화두에 오르던 때와는 확연히 달리 확실히 큰 실체가 있고 그 성장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것을 독자 많은 분들이 느끼고 계실 것이다.

AI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연산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메모리를 요구한다. 최근 각광받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기존 D램 대비 훨씬 높은 성능을 요구받으며 그 수요가 공급량 대비 폭증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만 AI를 활용하여 사용자들이 만들어 낸 콘텐츠 개수가 100억 개 이상으로 유튜브 초기 시절인 2006년 연 1억 개 미만에 비해 10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메모리 사용량으로 보면 더욱 차이가 극명하다. 유튜브 초기 시절 수십 PB(페타 바이트)에서 지난해 AI로 생성한 콘텐츠의 메모리 사용량은 181ZB(제타 바이트)로 무려 100만 배 이상 늘었다. 이렇게 AI가 만들어 내는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순히 세계 1, 2위 메모리 공급업체일뿐 아니라 AI 인프라의 글로벌 핵심 플레이어로 재평가되고 있다. 즉 최근의 주가 상승은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AI 산업 구조의 빠른 변화와 성장의 반영이다. 최근에는 AI 산업의 발전에 메모리가 병목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회자되며 심지어는 메모리 회사의 시가총액이 xPU 반도체 회사의 가치를 능가할 거라는 일부 의견들도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엔비디아와 같이 GPU 뿐만 아니라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및 공고한 생태계까지 구축해가는 회사의 시가 총액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이긴 한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추격 흐름도 만만치 않아 지난 2월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와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세미콘 차이나 2026’를 직접 참관하면서 양국의 반도체 흐름을 비교해봤다.

세미콘 코리아에서는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고성능 메모리 기술이 핵심 화두였다. 특히 HBM과 2.5D/3D 패키징 관련 기술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반면 세미콘 차이나는 조금 다른 색채를 띠었다. 중국은 여전히 장비·소재 국산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메모리뿐 아니라 전반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었다. 또한 중저가 공정뿐 아니라 점차 고난도 영역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두 전시회를 비교해 보면 명확해진다. 한국은 기술의 깊이와 초격차 전략, 중국은 속도와 규모의 확장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 차이는 단기간에 좁혀지기 어렵지만, 동시에 한국에게는 끊임없는 긴장과 혁신을 요구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몇 년간의 성장은 이미 예견된 흐름이다. 이 거대한 두 회사의 성장에 한국 반도체 산업을 2선에서 떠받치는 수많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좀 더 많이 성장에 동참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아닌 보다 폭 넓고 안정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임은 자명하다.

반도체 산업은 현존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도 그러하듯 더 이상 단일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AI 시대에는 반도체 발전을 위해 더욱 정밀한 소부장 기술이 요구된다. 이는 곧 소부장 기업들에게는 기회이자 동시에 도전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납품 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공동 개발, 조기 참여, 기술 내재화가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고 되어야 한다 메모리 기업과 소부장 기업이 초기 단계부터 함께 설계하고 검증하는 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

정부와 산업계 전반에서도 단기 실적이 아닌 중장기 기술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만 메모리 반도체 강국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태계를 가진 국가로 재도약할 수 있다.

작은 칩 하나가 산업을 바꾸고, 그 산업이 국가의 미래를 바꾼다. AI 시대를 맞아 지금 우리나라에는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는 큰 좋은 기회가 왔고 더욱 위대한 발전과 변화를 위한 상승 곡선 초입에 접어들었다. 10~20년 이상 지속적으로 반도체 성장세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산학연 리더들이 더욱 머리를 맞대고 전략과 정책을 가다듬고 실행할 때라는 생각이 간절한 요즘이다.

정세영의 스몰칩 빅드림
정세영의 스몰칩 빅드림

He is…

·서울대 금속공학과 학사·재료공학부 석·박사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책임연구원

·벨기에 반도체 연구소 IMEC 파견 연구원(industrial researcher)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수석연구원

·2013년 엔트리움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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