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돌풍’ 김서아 핸디캡이 +7.1이라고?
챙겨두면 쓸모 있는 핸디캡 이야기
타수·코스 난이도 반영된 지표 개념
골프 경기를 더 즐겁고 공정하게
실력 향상 추적하는 데에도 도움
언더파 치는 고수는 플러스 핸디캡
입력2026-04-06 15:43
거센 아마추어 돌풍이 골프계를 강타한 지난주였다. 2012년생 김서아(14)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 시에나 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우승자 못잖은 집중조명을 받았다. 또 국가대표 오수민(17)은 오거스타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단독 3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는 2라운드까지 상위 30명 이내에 든 선수들이 마스터스 개최지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최종 3라운드를 치러 순위를 가렸다.
특히 중학교 2학년 김서아는 골프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폭발적인 장타력과 1~3라운드 연속으로 60대 타수(68-69-69)를 기록한 안정적인 경기력은 한국 여자골프의 앞날을 환하게 밝혔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아마추어’ 김서아의 핸디캡이 궁금했다. 대한골프협회에 문의하니 ‘플러스(+) 7.1’이라는 믿기지 않는 답변이 돌아왔다.
플러스 핸디캡이라고? 코스의 기준타수(파)보다 더 치는 일반적인 아마추어들의 핸디캡은 소수점 한 자리까지의 숫자로 표시한다. 플러스 핸디캡은 프로 선수나 특정 코스에서 언더파를 치는 아마추어 고수의 핸디캡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파72 코스에서 평균적으로 70타를 치는 골퍼의 핸디캡은 +2가 되는 식이다. 김서아가 스코어를 등록한 라운드 수와 플레이한 코스의 난이도를 확인할 순 없으나 그의 최근 경기력이 대단한 수준에 올라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오수민이 제출한 핸디캡은 +4.6이라고 한다.
핸디캡, 정확히 말해 핸디캡인덱스(지수)는 골퍼의 평균적인 스코어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한 라운드에서 예상되는 스코어를 의미한다. 그런데 핸디캡은 단순한 평균타수와는 개념이 다소 다르다. 안형국 대한골프협회 차장은 “핸디캡은 골퍼의 실제 스코어가 아니라 골퍼 본인의 실력을 스크래치 골퍼(핸디캡 0)라는 가상의 골퍼와 비교해 나온 지표라 할 수 있고, 여기에는 개별 코스의 난이도도 반영돼 도출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공인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골퍼의 비율이 그리 높지 않다. 핸디캡 보유가 보편화된 미국의 경우 유명 인사들의 핸디캡이 공개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해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AT&T 프로암에 어떤 ‘셀럽’이 참가자 명단에 들었고 또 얼마나 골프를 잘 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2022년 골프다이제스트가 2.8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핸디캡을 공개했을 때에는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핸디캡을 꾸준히 등록하는 것의 유익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핸디캡을 통해 실력 향상을 추적할 수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스윙이나 장비의 변화, 코스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핸디캡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핸디캡은 실력이 다른 골퍼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적인 라운드나 대회를 더욱 즐겁고 공정하게 만들어 준다. 해외 골프장을 방문하기 위해 예약을 할 때 공인 핸디캡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핸디캡은 오랜 구력을 가졌거나 실력이 뛰어난 골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바둑의 급수처럼 골프 핸디캡인텍스는 빨리 설정할수록 모든 수준의 상대와 공정하게 경쟁하기가 더 쉬워진다.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2020년에 전 세계 공통의 세계핸디캡시스템(WHS)이 개발, 도입되면서 아주 쉽게 자신의 골프 핸디캡인덱스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너무 재미있어 쉽게 중독되는 것이 골프의 거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합니다. 치는 골프, 보는 골프와는 또 다른 ‘읽는 골프’의 즐거움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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