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쇼크에 포스코 철강 전품목 가격 인상…車·조선 부담 커진다
이달부터 후판 등 톤당 5만원 올려
중간 도매상·대형업체 모두 적용
현대제철도 같은 수준 인상 검토
전방산업 원자재 비용 상승 직결
가전·건설 등도 단계적 파급 전망
입력2026-04-07 17:31
수정2026-04-08 17:24
지면 12면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가 중동발 에너지·물류비 폭증에 2분기 철강 제품 전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다. 현대제철(004020)도 조만간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 철강을 원재료로 많이 쓰는 자동차·조선·가전 등의 원가 부담 증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부터 중간 도매상에 공급하는 유통향 열연·냉연·도금·후판 등 전 제품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했다. 주목할 점은 대형 제조업체에 직접 납품하는 ‘실수요’ 가격도 함께 올리기로 했다는 점이다.
통상 대형 고객사는 철강사와 직접 계약을 맺어 협상력이 높은 편이어서, 실수요 가격은 유통 가격보다 올리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럼에도 포스코가 두 채널을 동시에 겨냥한 것은 그만큼 원가 압박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현대제철 역시 2분기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며 포스코와 같은 수준인 톤당 5만 원 안팎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번 인상은 고환율에 따른 원료비 부담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린 결과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와 해상운임이 동반 상승한 데다, 철광석·원료탄 가격 반등과 원·달러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국내 철강사의 원가 압박이 업계 감내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실제로 철강 생산의 핵심 원료인 호주 원료탄 가격은 연초 톤당 217달러에서 최근 237달러까지 치솟았다. 박성봉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강세가 지속될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단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는 철강 업계의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여기에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철강사들의 비용 압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사의 부담을 고려해 가격 조정을 최대한 유보해 왔으나 국내 철강 산업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2분기 가격 인상을 더 미룰 수 없다”고 전했다.
현대제철 측도 “그간 수출입이 달러로 맞물리는 내추럴 환헤지 구조로 환율 변동을 어느 정도 흡수해왔으나 원자재 가격 급등이 겹치면서 이 같은 관행만으로는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이르렀다”며 “해상 물류 운임비 증가까지 더해져 가격 전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은 시장 가격 정상화의 성격도 갖는다. 그간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대거 유입되면서 국내 시장 가격이 크게 낮아졌고, 국내 철강업계는 사실상 적자 구조를 감내해온 상황이었다. 최근 반덤핑(AD) 조사로 저가 수입재 유입이 제한되면서 가격 정상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2월에도 톤당 2만~3만 원을 올린 바 있어, 이번 인상은 단계적 정상화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가격 정상화 흐름에 중동발 원가 부담이 맞물리면서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사들의 추가 인상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가격 인상은 공급망을 따라 단계적으로 파급될 전망이다. 철강 유통상들은 높아진 매입 원가를 납품 단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어, 유통상에서 철강을 구매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원자재 비용이 늘어난다.
직납 계약을 맺은 자동차·조선·가전 업체들도 실수요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강판 소비량이 많은 자동차와 후판 사용이 많은 선박 등은 생산·건조 비용이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전·건설 역시 부품 및 철근 등 자재비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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