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대세 흐름 못 막아” 한노총 위원장의 자각
입력2026-04-08 00:05
지면 31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인공지능(AI)의 생산 현장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인 만큼 노사 간 협의를 통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와 로봇이라는 대세 흐름을 막을 수 있겠냐”며 “기술 도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노사가 긴밀하게 협의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 투입 절대 반대’를 외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등 강성 노조와는 결이 다른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경쟁력 제고를 통한 성과는 노동자의 노동시간과 안전·수익으로도 재분배돼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한 합의 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견해는 AI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도입을 투쟁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협상 어젠다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노총 등 강성 노조의 반대와 비판이 제기될 우려가 있음에도 먼 미래를 내다본 소신 발언을 했다. 노란봉투법을 방패 삼아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현대차 노조의 인식은 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김 위원장의 견해처럼 ‘AI와의 동거’는 선택이 아닌 필연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공장 일부를 로봇 공장으로 전환해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연간 100만 대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유니트리는 지난해 휴머노이드 5500대를 출시하며 양산 경쟁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전 세계에 설치된 인간형 로봇 1만 6000대 중 80%가 중국에서 만들어졌을 정도다.
주요 경쟁국의 ‘AI·로봇 굴기’를 먼 산 보듯 방관해서는 안 된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AI 대전환에 맞춰 고용 정책의 패러다임을 ‘고용 보호’에서 ‘고용 능력 유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 대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 도입이 노사 갈등의 또 다른 불씨가 돼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한 맞춤형 AI 교육 강화, 인프라 구축 지원, 인력 재배치 활성화 등 AI 전환에 따른 대응책을 서둘러 가동해야 할 것이다. 노조도 AI 도입을 맹목적으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공생 방안을 찾는 등 인식 전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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