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가
보통
-
가
크게
-
가
아주 크게
-
-
기사 공유
기사공유
-
페이스북
-
엑스
-
카카오톡
-
이메일
-
주소복사
-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정명석을 가만두면 안 되겠다, 그 생각에 산탄총 가격까지 알아봤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中 김도형 교수) 지난 2023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다큐 ‘나는 신이다’에는 30년 가까이 정명석(81) 기독교복음교회(JMS) 총재를 쫓아온 ‘JMS 저승사자’가 출연했다. 김도형(53) 단국대 수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다큐 방영 이후 3년이 흘렀다. 그사이 정명석은 감옥에 들어갔지만 사실상 독방 생활을 하는 등 특혜를 누린 것으로 전해졌다. 반(反) JMS 활동가 김 교수를 만나 방송에는 담기지 않은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정명석을 안 만났더라면 연구자로서 더 좋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겠지요.”
정명석을 만나 “인생이 꼬였다”는 김 교수는 이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교수는 경기과학고를 2년 만에 수료하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 진학한 수재였다. 엘리트 코스를 걷던 그의 삶은 정명석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뉘게 된다.
1995년 학부 졸업을 앞둔 김 교수는 친구의 권유로 JMS를 접하게 됐다. JMS에 잠시 몸담으며 교주 정명석의 성범죄와 교단의 악행을 맞닥뜨린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JMS와 전쟁을 시작했다. 1999년엔 반(反) JMS 단체 ‘엑소더스’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JMS 탈교 신도들을 도왔다. 그 과정에서 학업이 지체되고 가족까지 테러를 당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왜 포기하지 않고 싸웠냐고요? 정명석이 너무 나쁜 놈이어서요.”
그런 김 교수에게도 억울함이 밀물져오는 순간들이 있었다.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정명석을 좇던 어느 날, 가수 이용의 히트곡 ‘잊혀진 계절’ 가사가 김 교수의 폐부를 찔렀다. JMS와 싸우다 특수강도 혐의로 재판까지 받았던 김 교수는 자신의 고된 인생사에 대해 변명하고 싶어졌다. 그가 저서 ‘잊혀진 계절’을 출간한 이유다.
지난 2022년 정명석 교주를 응징하는 내용을 담은 ‘잊혀진 계절 1, 2’를 펴낸 그는 최근 해당 시리즈의 완결편인 ‘잊혀진 계절 3’을 출간했다. 여기에는 홍콩과 호주 피해자들과 의기투합한 김 교수가 권력기관과의 다툼도 불사하면서 정명석을 감옥에 넣은 이야기가 담겼다.
출소하자마자 또다시 성범죄...징역 17년 확정
정명석은 2001~2006년 여신도 4명을 성폭행 또는 추행한 죄로 2009년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만기출소했다. 김 교수는 정명석이 출소하자마자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봤다. 예상은 적중했다.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 걸쳐 내·외국인 여신도 다수를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했다.
김 교수는 2021년 정명석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은 홍콩 국적의 여성 신도 메이플과 연이 닿았다. 김 교수는 변호사 선임은 물론 한국 숙소도 마련해주는 등 메이플을 전적으로 도왔다.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와 메이플을 연결한 이도 김 교수다.
메이플은 2022년 3월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정명석을 고소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25년 1월. 준강간, 준유사강간,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명석은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았다.
“수사·재판 지연 때문에 피해자들만 괴로워”
김 교수는 당시 수사·재판이 지연되면서 피해자들이 신상 노출과 협박 등 심각한 2차 피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2022년 3월 고소장 접수 후 피해자 조사가 시작됐는데 같은 해 7월이 되도록 정명석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어요. 수십 번 반복되는 일방적 조사에 지친 피해자들은 ‘내가 잘못한 거냐’며 고소 취하도 고민했죠. 전자발찌 찬 성범죄자가 재범했는데, 검찰은 경찰이 청구한 구속영장도 두 번이나 반려했어요. 이게 말이 되나요.”
김 교수는 “재판 과정에서도 정명석 측은 불필요한 증인을 신청하거나 법관 기피 신청 등을 통해 재판을 지연시켰다”며 “재판부도 툭하면 결심공판을 미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심각한 건 ‘재판 지연’ 문제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아직도 14명의 성범죄 피해자가 정명석에 대한 단죄를 기다리고 있다. (2편에 계속)
실화 기반 영화, 드라마, 책 등 콘텐츠 속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다양한 작품 속 실제 인물들을 ‘리캐스트’하여 작품에는 미처 담기지 못한 삶과 사회의 면면을 기록하겠습니다.
범죄자 15만 명이 거리를 활보한다? 정치 특검이 삼킨 내 사건, 무너진 민생 치안의 충격적인 실태!
“요즘 애들은 참을성이 없어” MZ는 이직왕? 사실은 기성세대보다 더 오래 버팁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