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사우디·오만·카자흐 ‘원유 특사’…“단 1배럴이라도 확보”
강훈식 “에너지 불안 장기화 국면”
홍해 루트·오만 직결항 활용 전망
산업부 “17개국서 대체원유 확보”
호르무즈 대기 한국 선박 26척엔
“이란과 일대일 거래 위험한 발상”
입력2026-04-08 06:10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3개국(카자흐스탄·오만·사우디아라비아)을 방문해 원유 확보에 나선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국내 에너지 기업도 특사단에 참여해 호르무즈해협을 경유하지 않는 중장기적인 원유 공급망 재편을 모색할 방침이다.
강 실장은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오늘(7일) 저녁 출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위급 협의가 말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 1배럴의 원유라도, 단 1t의 나프타라도 가져올 수 있다면 방문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사단이 방문하는 사우디는 홍해 얀부항을 통한 물량 확보, 오만은 항로 리스크 분산, 카자흐스탄은 공급선 다변화 차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강 실장은 “4월 원유 도입 물량은 전년 대비 59%, 5월은 69% 수준까지 확보된 상태”라며 “추가 확보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호르무즈해협에 대기 중인 우리 선박 26척과 관련해서는 “선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시원하게 빼내고 싶지만 이란의 전략에 소모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 일대일로 거래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김용범 “2차 추경 너무 앞선 얘기…1차로 6개월 충분 대응”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에 정부 대응이 ‘물량 확보’에서 ‘구조 전환’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전쟁 초반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4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한 것이 단기적 불안을 완화하는 조치였다면 이번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카자흐스탄·오만·사우디아라비아 3개국 특사 파견은 장기적인 원유 공급망 재편에 방점이 찍힌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에서 심의 중인 전쟁 추가경정예산안도 ‘신속한 심의 및 확정, 집행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7일 강 실장과 함께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일각의 2차 추경 전망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는 너무 앞서간 이야기인 것 같다”고 일축했다. 김 실장은 “6개월 정도는 전쟁 충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 만큼 이후 상황은 추경을 충실히 집행한 뒤에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전쟁추경 신속 심의·집행…나프타 가격 최대 50% 보조
정부는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대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강 실장은 “지난해 기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도입 의존도가 원유는 61%, 나프타는 54%에 달하는 우리 경제 특성상 중동 상황이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에너지 불안’ 상태의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UAE에서 2400만 배럴을 확보한 것과 달리 이번 파견은 장기 수급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강 실장의 중동·중앙아시아 특사 파견국 가운데 한 곳인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홍해 루트를 통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만의 두쿰 등 아라비아해 직결 항구 등을 활용하면 호르무즈 리스크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카자흐스탄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장기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 실장도 “공급의 다양화와 재생에너지의 다변화를 통해 에너지원의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정부 정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대체 원유 확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중동 전쟁 대응 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사우디·미국·브라질·호주·콩고·가봉·캐나다 등 17개 국가에서 대체 원유를 도입하고 있다”며 “이달과 다음 달 대체 원유를 예년 대비 각각 60%, 70%가량 확보했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경질 나프타 4월 수입 예상치가 77만 톤으로 지난해 수입액의 약 70% 수준”이라며 “국내 생산량까지 포함해 90%에 가깝게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해 가격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나프타의 경우 최대 50%까지 보조할 수 있도록 추경에 4800억 원의 예산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에 대기 중인 우리 선박 26척과 관련해 강 실장은 “여러 국제 단위가 힘을 모아야 하는 사안으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현재 선박에는 약 2주 분량의 식량이 확보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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