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힘…2월 경상흑자 232억弗 역대 최대
■한은 국제수지 잠정 통계
IT 중심 수출 전년보다 30% 급증
유가 반영 4월, 흑자 축소 가능성
입력2026-04-08 08:00
수정2026-04-08 18:20
지면 8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우리나라 2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다만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분이 수입에 본격 반영되는 4월에 흑자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경상수지 흑자는 231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이로써 3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2월 누적 흑자는 364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9억 달러)의 약 3.7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흑자 확대를 이끈 것은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한 수출 급증이다. 2월 상품수지 흑자는 233억 6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수출은 703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9.9% 급증했다.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 주변기기(183.6%), 반도체(157.9%), 무선통신기기(23.0%) 등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승용차·기계류·화학제품 등 일부 품목은 부진했다.
수입(470억 달러)은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유(-11.4%), 석유제품(-21.0%) 등 원자재 수입이 2.0% 줄어든 덕분이다. 2월 말 발발한 이란 전쟁의 영향은 아직 수입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정보통신기기(53.8%), 반도체 제조 장비(34.2%), 반도체(19.1%) 등 자본재 수입은 16.7% 늘었고 금(46.2%), 승용차(58.6%) 위주의 소비재 수입도 13.6%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18억 6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다만 여행수지 적자가 12억 6000만 달러로 전월(-17억 4000만 달러)보다 축소되면서 전월(-38억 달러) 및 전년 동월(-33억 8000만달러) 대비 전체 적자 폭은 줄었다.
금융 계정에서는 순자산(자산-부채)이 228억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86억 4000만 달러 늘었으나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132억 7000만달러 감소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3월 경상수지 흑자가 2월 기록을 다시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3월에는 유가 급등에 따른 석유제품 수출이 오히려 50% 늘어나는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이란 전쟁의 향방이다. 3월 에너지 수입은 전쟁 이전 계약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해 큰 변화가 없지만 4월 이후에는 국제유가 상승분이 본격 반영될 수 있다. 유 부장은 “미국·이란 간 휴전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하며 단기간에 전쟁이 마무리되면 경상수지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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