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대해상 경영성과급, ‘임금’ 아냐”
입력2026-04-08 08:02
현대해상화재보험 경영성과급이 근로 대가로 지급된 임금으로 볼 수 없어 퇴직 연금 부담금을 다시 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올해 2월 26일 전·현직 현대해상화재보험 근로자 400여 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현대해상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당기순이익이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경영성과급을 지급했다. 지급 여부와 규모는 당기순이익에 연동됐고 지급률은 해마다 달랐다. 근로자들은 이 같은 경영성과급이 사실상 정기적으로 지급된 임금에 해당한다며 이를 퇴직연금 부담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연간 임금 총액’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019년 6월 미지급 임금과 퇴직연금 추가 납입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현대해상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경영성과급이 현대해상의 경영실적에 따라 매년 한 차례씩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관행이 형성돼 있어 지급 의무가 있으며 근로 제공과도 밀접하게 관련돼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현대해상의 경영성과급이 노동 관행에 의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금규정 등 취업규칙에 경영성과급에 관해 정하지 않았고, 지급기준의 구체적 내용도 여러 차례 변경되는 등 회사가 경영 상황에 따라 언제든 지급하지 않는 결정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영성과급의 근거가 된 당기순이익 발생 여부가 근로 제공 외에 자기자본 또는 타인자본의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므로 근로의 대가로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영성과급의 실제 지급률이 연간 상여기준 대비 0∼716.453%까지 큰 폭으로 변동한 점도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피고(현대해상)가 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이유는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에게 지급돼야 하는 몫이라서가 아니라 근로자들의 사기 진작, 근무 의욕 고취, 근로복지의 차원에서 이익을 배분하거나 공유하려는 데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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