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농축 우라늄 수용’ 자국에만 알리고 영문판서 빠진 이유는
호르무즈해협 통제·경제 제재 해제 등
美 전쟁 이유이던 ‘농축 우라늄’ 문제도
미국이 10개항 전체 합의 어렵다는 관측도
입력2026-04-08 14:40
미국과 이란이 2주 간의 휴전을 합의하며 오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이 열릴 전망인 가운데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가 미국에 역제안한 10개항의 종전안을 밝혔다. 종전안에는 미국이 전쟁 이유로 꼽았던 우라늄 농축 등이 포함되어 있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7일(현지 시간) 이란 준관영통신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는 이란 국민 대상 성명을 발표하고 “거의 모든 전쟁 목표가 달성됐으며, 세부사항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이 진행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회의는 적(미국과 이스라엘)의 제안을 모두 거부하고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10개항의 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이 이러한 요구를 모두 수용했다고도 주장했다. 10개항에는 기존 이란 지도부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호르무즈해협 통제 외에도 이란 우호 무장세력인 ‘저항의 축’ 전쟁 종식, 이란에 대한 손해배상, 모든 제재와 국제기구 이사회 결의 해제 등이 담겼다. 국가안보회의는 “이 모든 사항을 구속력 있는 유엔(UN) 안전보장의사회 결의로 승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 같은 합의가 국제법상 효력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휴전이 “전쟁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힌 국가안보회의는 “10개 조항 계획에 명시된 원칙이 수용되고 세부사항이 최종 협상에서 확정될 때만 전쟁 종료를 수용할 것이며, 미국 측에 대한 완전한 불신 속에 10일부터 2주 간의 협상이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간은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10개항 내 ‘이란 내 농축 우라늄 수용’이 포함됐는지 여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타격한 이유 중 하나로 임박한 핵 위협을 꼽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란 정부가 소유한 우라늄을 허용한다는 것은 전쟁을 시작한 미국의 명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천문학적인 전쟁 예산과 사상자를 낳은 전쟁의 공적을 치켜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정부의 핵 협상은 지난 1년 여간 지지부진한 논의에도 극명한 입장차로 합의를 거두지 못했는데, 2주 간이라는 단시간 내에 합의를 이루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란도 ‘농축 우라늄’ 조항의 파급력을 계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메흐르통신이 성명과 별도로 공개한 10개항 목록에는 ‘농축 우라늄 인정’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해당 조항이 빠진 목록도 별도로 기자들에게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란 외교관들이 언론에 제공한 영어 통역본에서는 이 부분이 빠져 있었다”며 “해당 부분이 빠진 이유는 즉시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메흐르통신을 비롯한 이란 관영매체들은 페르시아어로 제공되며 인터넷 연결도 되지 않아 국외에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폐쇄성을 이용해 메시지 속도를 조절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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