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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서로 “내가 이겼다”…핵무기·우라늄 농축 놓고 동상이몽

이란, 해협 통제·통행료 징수 등

트럼프에 10개 종전안 제시하며

“우리 요구 모두 美가 수용” 주장

美는 “이란 농축우라늄 완벽 처리”

입장차 여전…“근본 문제 해결못해”

입력2026-04-08 17:48

수정2026-04-08 23:34

지면 3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P·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P·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과 이란이 38일 만에 공격을 중단하고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하면서 최악의 파국을 막고 종전에 한걸음 다가갔다. 하지만 핵무기, 우라늄 농축 문제부터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레바논 공격 범위까지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 등에 대한 공습 시한을 88분 앞둔 오후 6시 32분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에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2주 동안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는 양측 모두에 적용되는 휴전(CEASEFIRE!)”이라며 “우리가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이란과의 장기적 평화 및 중동 평화를 위한 최종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이 협상 시한 직전 ‘2주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현지 시간) 테헤란에서 이란 국기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상징 깃발을 든 시민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협상 시한 직전 ‘2주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현지 시간) 테헤란에서 이란 국기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상징 깃발을 든 시민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으로부터 10개 조항을 제안받았으며 이것이 협상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란의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측이 제기한 10개 항목에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 60% 농축 우라늄 전량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관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농축 우라늄 반출을 고려할 수 없고 현행 60%인 농축 수준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국가안전보장회의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란의) 10개 조항을 모두 수용했다”고 주장하면서 “핵 농축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에 통행료를 받겠다는 이란의 주장도 논란이다. 호르무즈해협은 오만과 이란 양국의 영해에 걸쳐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가 지정한 통항분리제도(TSS)에 따라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 10조가 적용된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국제 항행에 사용되는 해협에서 ‘통과통항권(transit passage)’을 보장하고 있어 연안국이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레바논 지역을 둘러싼 공격과 관련해서도 양측의 의견이 다르다. 파키스탄은 양국이 미국·이스라엘 및 지역 국가들의 모든 공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주장했지만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한다”면서도 “휴전에는 레바논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합의안이 전쟁이 초래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는 잔혹한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정부가 미사일과 폭탄 공격에 시달리는 겁먹은 국민을 통치하게 하고 여전히 정권의 억압 아래 놓이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쟁의 이론적 명분이었던 이란의 핵무기, 폭탄급에 가까운 440㎏의 핵물질도 그대로 남겨두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뿐 아니라 이 분쟁이 애초에 싸울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미국과 세계에 입증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란이 해협을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서 벗어나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의 리처드 폰테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란이 전쟁 전과 달리 여전히 해협을 장악하고 있고 미국과 세계가 이 상황을 용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란이 제시한 10개 계획은 마치 전쟁 이전 그들이 바라던 바를 적어놓은 목록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국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는 가운데 각자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AF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 휴전 합의는 미국의 100% 완전한 승리”라며 “이란 농축 우라늄 문제는 완벽하게 처리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내가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행위 종식을 위한 이란의 요구를 수용했다”며 미국에 대한 승리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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