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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스킬(Human Skills) 시대 비인지 역량을 키워라

서대천 (사)세계청소년문화육성협회 이사장

입력2026-04-08 18:29

수정2026-04-09 16:33

서대천

서대천

(사)세계청소년문화육성협회 이사장

휴먼 스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AI 이미지.
휴먼 스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AI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프로그래밍 코드를 만들며, 시험 문제까지 풀어내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지식과 정보는 더 이상 희소한 자원이 아니다. AI를 통해 누구에게나 빠르고 값싸게 공급되는 자원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의 경쟁력은 ‘무엇을 아는가’보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는가’에 있다. 이때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휴먼 스킬(Human Skills)이다. 이는 공감, 책임감, 협력, 윤리적 판단, 자기조절처럼 지식이나 기술보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하는 역량을 말한다.

기술이 인간을 돕던 시대에서 인간의 선택까지 설계하는 시대로 넘어가면서 교육과 리더십 담론에서 Human Skills가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가 많은 것을 대신할수록 인간의 가치는 성적이 아니라 관계, 양심, 책임 같은 사람다움의 깊이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32년간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자주 보게 되는 모습이 있다. 자기 이익이 걸린 문제에는 누구보다 영리하게 움직이지만 공동체의 문제 앞에서는 한 발 물러서는, 이른바 ‘영리한 이기심’이다. 알고리즘이 끊임없이 자극을 추천하고, 비교와 과시를 부추기는 SNS, 진위가 섞인 정보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더 많은 정보를 얻지만, 그 똑똑함이 성품과 책임으로 이어지기보다 자신을 유리하게 만드는 기술로만 굳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성적이 좋아도 작은 실패에 쉽게 무너지고 관계의 상처를 오래 끌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쉽게 답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식은 많아졌지만 정작 ‘사람’이 약해지는 역설이다.

이 지점에서 교육이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비인지 역량(Non-Cognitive Skills)이다. 이는 IQ나 성취처럼 측정되는 인지 능력을 넘어 행동과 태도, 정서와 성품, 사회적 관계를 지탱하는 힘을 말한다. AI가 지능의 영역을 빠르게 확장할수록 아이의 장기적 성취를 좌우하는 것은 오히려 이러한 비인지 역량이다.

그렇다면 자녀의 삶의 방향을 세우는 비인지 역량, 즉 Human Skills의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첫째, 자기인식(메타인지)이다. 자기인식은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왜 그런 생각이 떠올랐는지, 그 감정과 생각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차리는 힘이다. 이 능력이 있는 아이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관계의 갈등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감정의 정체를 인식할 때 비로소 감정에 끌려가기보다 행동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인식은 신뢰와 관계를 지탱하는 사람다움의 기초가 된다.

둘째, 공감이다. 공감은 상대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고 그 마음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람은 이해받는 순간 마음을 열기에 공감은 관계의 문을 여는 가장 빠른 통로이며 신뢰의 출발점이 된다. 또한 공감은 “맞다, 틀리다”의 판단을 멈추고 “그럴 수 있겠다”의 이해로 들어가게 하여 갈등을 완화하고 대화를 깊게 만든다. 특히 AI 시대일수록 사람의 마음을 읽고 움직이는 능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셋째, 비판적 사고다. 비판적 사고는 들어오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며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다. 오늘의 아이들은 유튜브와 SNS, AI 추천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정보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비판적 사고가 없으면 자극적인 말이나 인기 있는 주장에 쉽게 휩쓸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아이는 “이 말이 정말 사실일까?”,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라고 되묻는다. 이러한 질문의 습관이 아이에게 삶의 기준을 세우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힘을 길러준다.

넷째, 창의성이다. 창의성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연결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AI는 데이터를 조합할 수 있지만 의미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부모가 정답보다 다른 방법을 묻고, 실패를 시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만들 때 아이의 상상력과 도전은 계속 자란다.

서대천 이사장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오성(이성·지성·감성·체성·영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대천 이사장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오성(이성·지성·감성·체성·영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섯째, 회복 탄력성이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더욱 중요하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경험이지만, 다시 일어서는 힘은 충분히 배울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부모가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기보다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며 기다려 줄 때, 아이 안에는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의 근육’이 자라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는 삶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이러한 힘은 특별한 교육보다 오히려 일상의 작은 경험 속에서 자라난다. 식탁에서 하루의 감정을 나누고, 뉴스를 보며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보는 작은 대화에서 시작된다. 스마트폰 사용에도 금지보다 규칙을 세우고, 가정 안에서 작은 책임을 맡기면 계획·실행·실패·수정의 경험 속에서 협력과 회복탄력성이 함께 자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모습이다. 감정을 조절하고, 약속을 지키며, 일상의 선택에서 책임을 보이는 태도가 아이에게 가치의 언어를 가르친다. AI 시대의 교육은 더 많은 지식을 넣는 경쟁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세우는 일이다. 결국 아이의 미래는 스펙이 아니라 성품과 관계, 그리고 책임감 위에 세워지는 것이다.

서대천의 현장 오성 교육
서대천의 현장 오성 교육

he is…

·현 홀리씨즈교회 담임목사

·현 (재)월드허그 파운데이션 아시아 대표

·현 (사)세계청소년문화육성협회 이사장

*현 ‘오성급 인성교육 창안, 미래지도자연구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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