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세 숟가락’ 배후엔 ‘휴전 뇌관’ 이스라엘이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87>
문명 파괴 vs 인간 방패...88분 남기고 휴전
中이 물밑서 재촉...11일 파키스탄 첫 회담
이란, 승전국처럼 요구...해협 통행료 30억
“네타냐후 말만 듣고 전쟁”...“레바논 예외”
트럼프는 공동 징수도 검토...종전 협상 험난
입력2026-04-09 07:15
수정2026-04-10 04:3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을 고작 88분 남기고 미국과 이란이 가까스로 휴전 합의를 맺었다. 끔찍한 사태는 일시 봉합됐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는 분석이다. 당장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고 있고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란 정권이 절멸할 때까지 공격을 이어가려는 이스라엘의 의지와 미국·이란의 요구 사항 간 간극을 감안할 때 전쟁이 재개될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 상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의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자국의 이익만 챙기려는 구상을 하고 있어 다른 나라들의 불만도 점점 커질 수 있다. 명시적인 휴전 기간은 2주를 확보했지만 그 사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공산이 크다.
“문명 파괴” vs “인간 방패”...일촉즉발 위기 끝에 88분 남기고 “휴전”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후 6시 32분(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인 이날 오후 8시(한국 시장 8일 오전 9시)를 불과 88분 남겨 놓은 시점이었다. 또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대대적으로 공습한 지 39일째 되는 날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합의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 등 이란의 각종 기반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펼치겠다면서 지난달 21일 이후 협상 시한을 세 차례나 유예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 아심 무니르 국방군 총사령관과 협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무력 행사를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같이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이란과 중동의 장기적 평화와 관련한 분명한 합의에 매우 근접했기 때문”이라며 이란에 10개 항으로 된 제안서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발표 직후 AFP통신 전화 인터뷰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100% 완벽한 승리”라며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완벽하게 처리될 것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이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이란도 2주 휴전안을 받아들였으며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이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2주 동안 안전한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2주간 휴전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시점부터 발효된다”며 “이스라엘도 휴전에 동의하고 공격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결정은 상당히 극적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7일 트루스소셜에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적을 정도로 험악한 발언을 연이어 쏟았다. 이 발언은 전쟁 범죄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미국 내에서도 강한 반발을 불렀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핵무기를 사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란은 심지어 자국민들을 동원해 발전소 주변과 다리에 이른바 ‘인간 방패’를 만들기도 했다. 실제 이란 파르스통신은 이란 주요 도시들의 화력발전소 앞에 시민들이 이란 국기를 들고 촘촘히 서 있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치열한 물밑 협상 속 중국이 합의 재촉...11일 파키스탄서 회담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 공습과 휴전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갈팡질팡한 것은 미국과 이란의 물밑 협상이 그만큼 숨막히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 6일 파키스탄에서 총 10개 항의 휴전 중재안을 건네받은 유대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이를 “재앙이자 참사”라고 표현할 정도로 탐탁지 않아 했다고 한다. 이후 파키스탄이 수정안을 만들어 위트코프 특사와 아라그치 장관에게 전달하고, 이집트·튀르키예의 외무장관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관여하면서 미국의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미국과 동맹의 강경파들에게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요구가 빗발쳤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제안을 수용했다. 중동에 파견된 미군에는 트루스소셜 글이 게시된 지 15분만에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
이란 쪽에서는 모즈타바 최고지도자가 협상에 응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합의는 급물살을 탔다. 아라그치 장관도 강경파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들이 중재안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했다. 악시오스 보도가 맞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더 똑똑하고 덜 급진적인 이란의 새 정권”의 수장은 미국의 공습으로 아버지, 어머니, 아내, 자녀, 여자 형제, 조카 등을 모두 잃은 모즈타바 최고지도자인 셈이 된다.
배후에서 휴전을 이끈 주체로는 중국도 거론됐다. NYT는 7일 이란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막판에 개입해 이란에 ‘자제와 유연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특히 미국이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경우 이란 경제에 미칠 충격을 구체적으로 경고하며 중재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도 협상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중국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합의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전쟁 초기부터 이란·이스라엘을 비롯해 오만·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 주요국 외무장관들과 잇따라 통화하며 휴전을 촉구한 바 있다.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도 원유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이는 다음달 14~1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때 미국이 자국산 원유를 수입하라는 요구를 내밀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은 내수 부진과 공급 과잉, 부동산 침체,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35년 만에 가장 낮은 4.5∼5.0%로 제시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도 7일 AFP통신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에 휴전 협상을 촉구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들었다”고 수긍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 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유대인) 재러드 쿠슈너가 이끄는 협상단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어 “첫 회담은 토요일(11일) 오전 열릴 것이고 우리는 대면 회담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계속 공격...“트럼프, 네타냐후 말만 듣고 전쟁 결심”
문제는 전쟁의 또다른 축인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공습 중단에는 동의하면서도 다른 나라의 친(親)이란 세력에 대한 공격은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의 행보에 따라 휴전이 휴전이 아닌 상황이 얼마든지 올 수 있게 됐다.
실제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결정을 지지한다면서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전투는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같은 날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을 향해 맹렬한 공습을 가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8일에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에는 완수해야 할 목표가 더 많이 남아 있다”며 “합의를 통해서든, 혹은 다시 시작될 전투를 통해서든 우리는 반드시 그 목표들을 달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언제든지 다시 전투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의 방아쇠에도 손가락이 걸려 있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진보다 네타냐후 총리의 말을 더 신뢰하고 전쟁을 밀어붙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제나 비판적인 NYT는 전쟁 전인 2월 11일에 있었던 백악관 비밀회의의 뒷이야기를 7일 상세히 전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일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 지하상황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댄 케인 합동참모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참석했다. 아제르바이잔에 있었던 밴스 부통령은 회의에 참여하지 못했다.
NY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자리에서 1시간 동안 이란을 타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금이 이란 정권을 교체할 적기라며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몇 주 안에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없을 만큼 약화할 것이며 인접한 중동 국가에서 미국의 이익을 타격할 가능성도 적다고 주장했다. 이란 내에 반정부 시위를 부추겨 체제 붕괴를 이뤄낼 수 있다고도 설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신정체제 붕괴 뒤 미국과 협력할 새 지도자 후보들을 보여주는 시각 자료까지 별도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랫클리프 국장은 “정권 교체 시나리오는 터무니없다”고 일축했고, 루비오 장관도 “헛소리”라고 평가했다. 케인 합참의장은 “과장해서 말하는 이스라엘의 전형적 수법”이라며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 등 군사 작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나마 이란 공격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사람은 헤그세스 장관이었다. 루비오 장관과 와일스 비서실장이 소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사이 전쟁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한 이는 밴스 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2월 26일 최종회의에서 군사 행동을 승인하기로 마음먹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험을 경고했어야 할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회의에서 배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PBS 전화 인터뷰에서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알고 있다면서 “헤즈볼라 때문에 휴전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건 별개의 작은 교전(skirmish)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스라엘 측 주장과 완전히 궤를 같이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반해 아라그치 장관은 8일 파키스탄의 무니르 최고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이 휴전을 위반했다며 항의했다.
이란 승전국처럼 요구 사항 제시...선박당 30억 통행세에 배상금까지 요구
극적인 휴전 합의로 2주간의 시간은 벌었지만, 외교가에서는 실제 종전이 이뤄지기까지는 지극히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차치하고서도 미국과 이란의 요구사항 간 간극부터 너무 큰 까닭이다. 이란 국영 매체 등에 따르면 이란이 제시한 10개 조항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이란과 대리 세력에 대한 공격 중단, 역내 미군 철수, 이란에 대한 배상, 제재와 자산 동결 해제, 휴전 합의의 구속력을 담보하기 위한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이 포함됐다. 전쟁 전까지 자유롭게 통행하던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어코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안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오만과 함께 1척당 약 200만 달러(약 30억 원)의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전 세계 각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계획이지만, 이란은 전후 복구 작업을 위해서는 이 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핵무기 개발 중단과 관련한 합의 도출도 무거운 과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페르시아어로 발표한 성명에서는 미국이 핵 프로그램을 위한 농축을 수용했다고 밝혔지만, 영문 성명에는 이 내용을 뺐다. 이란의 요구가 관철된다면 전쟁 이후에도 우라늄 보유고는 여전히 이란에 남게 된다.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철회하고 동결된 자산을 반환해야 한다는 안도 승전국이나 내걸 수 있는 요건에 가깝다. 전쟁에 따른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자리를 차남인 모즈타바 최고지도자가 승계한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정권 교체’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이란의 핵심 인사들은 미국이 10개 항에 동의하지 않으면 모즈타바 최고지도자도 종전 협정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8일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이란에 결정적이고 역사적이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이번 합의는 이란이 절대로 다시는 핵무기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케인 합참의장도 “미군이 이란에서 군사적 목표를 완수했다”며 “휴전은 일시적 멈춤인 것이고 전투 재개를 위한 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이익을 크게 얻게 됐다는 식으로 전쟁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라며 이란의 요구를 일부 들어줄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 수익이 만들어질 것이고 이란은 재건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매우 생산적인 정권 교체를 거쳤다고 판단했다”며 “우라늄 농축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이란과 협력해 깊숙이 매립돼 있는 핵 잔해를 모두 파내고 제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는 생각 않고 “통행료 공동 징수 검토”...종전까지 첩첩산중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 함께 통행료를 공동 징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다른 나라들은 이란 전쟁으로 아무것도 얻은 게 없는 상황에서 당혹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너선 칼 ABC 기자는 8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괜찮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합작으로 통행료를 징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칼 기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를 합작사업(joint venture)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여러 세력에 대해 해협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은 휴전 합의 전 미국의 공식 입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과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체계 도입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전 세계에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당시 “전 세계가 이에 맞설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그 계획의 일원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협상 시한 막판까지 눈치만 보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휴전 소식에 일단 안도했다. 8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2.8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51%), 나스닥 종합지수(2.80%)가 일제히 급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4.52달러(13.29%) 하락한 배럴당 94.75달러에 거래를 마쳐 2022년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도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이 18.54달러(16.41%) 내린 94.41달러에 마감해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WTI 선물 가격은 지난달 25일 이후 최저치다.
급한 불은 껐지만, 미국과 이란 간 완전한 종전 합의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당장 11일 첫 협상 때부터 양측이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주 뒤까지 미국과 이란이 연일 쏟는 말 폭탄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차 커질 공산도 크다.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가 실제 부과되는 쪽으로 합의될 경우 전 세계 유가는 전쟁 전보다 확실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도 악영향을 피하기 힘들 듯하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당장 8일부터 휴전 발효 후 일시적으로 열렸던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폐쇄되면서 이곳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급격히 뱃머리를 돌렸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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