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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주 7일 근무·욕실 1개에 31명” 전기차 세계 1위라더니…브라질서 ‘노예 노동’ 명단 올라

입력2026-04-09 09:18

수정2026-04-09 09:33

브라질 바이아주(州) 카마카리 소재 BYD 제조 공장. 신화연합뉴스
브라질 바이아주(州) 카마카리 소재 BYD 제조 공장. 신화연합뉴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중국 BYD가 브라질에서 사실상 ‘현대판 노예노동’을 방치한 기업으로 공식 낙인찍혔다. 남미 핵심 생산기지로 키우려던 브라질 공장이 오히려 인권 스캔들의 중심에 서면서 글로벌 확장 전략에도 적지 않은 상처가 남게 됐다.

여권 압수·주 7일 노동…브라질이 적발한 ‘노예 수준’ 현장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고용노동부는 강제노동과 인권 침해 사례가 적발된 사업장 명단, 이른바 ‘더티 리스트’에 BYD 브라질 법인을 포함했다. 이 명단은 근로자들을 노예제와 유사한 환경에 놓이게 한 사업주를 공개하는 블랙리스트 성격의 제도다.

이번 조치는 2024년 12월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주 카마사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노동착취 사건에 따른 후속 행정절차다. 당시 브라질 노동 당국이 조사관을 현장에 보내 확인한 결과, 공사에 투입된 중국인 노동자들은 사실상 외출이 제한된 채 주 7일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중국어로 ‘보안’이라고 적힌 캐비닛 안에 노동자 여권 107장이 보관된 채 잠겨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여권은 2024년부터 계속 보관돼 있었고, 노동자들은 이를 자유롭게 돌려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공사 현장과 숙소 주변에는 무장한 사설 경비 인력이 배치돼 있었고, 저녁 식사 이후에는 출입문이 봉쇄돼 감독관 허가 없이는 외출도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숙소 환경도 열악했다. 일부 침대에는 매트리스가 아예 없었고 있는 경우에도 약 3㎝ 두께의 얇은 폼 매트리스가 전부였다. 음식은 개인 소지품과 함께 바닥에 보관됐고 침실 안에는 바퀴벌레와 쥐가 돌아다녔다고 전해졌다.

한 숙소에서는 노동자 31명이 욕실 1개를 함께 사용했으며, 오전 5시 30분에 현장으로 출발하기 위해 새벽 4시부터 욕실 앞에 줄을 서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 현장 여건도 마찬가지였다. 화장실은 8개뿐이었고, 노동자들은 장시간 강한 햇볕에 노출돼 피부 손상을 입으면서도 자외선 차단제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 200달러 미만 급여…“임금·신분 통제 구조”

브라질 BYD 공장.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 BYD 공장. 로이터연합뉴스

임금 체계 역시 정상적인 고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부 노동자는 현지에서 월 2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생활비만 지급받았고, 전체 임금의 약 60%는 중국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비자 문제도 드러났다. 이들은 실제로는 건설 노동자였지만 엔지니어·컨설턴트용 기술 비자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비자 신청 과정에서 허위 서류가 사용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BYD는 해당 인력이 협력업체 소속이라 사전에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었지만, 브라질 노동법은 원청 기업에도 책임을 묻는다. 이에 따라 당국은 하청업체뿐 아니라 BYD까지 함께 더티 리스트에 올렸다.

BYD는 즉각적인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적발 당시에는 “인권과 노동권을 존중한다”며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브라질 노동검찰청과 합의해 약 710만 달러(약 105억~114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절반은 노동자 224명에 대한 보상금으로, 나머지는 반노예노동 관련 기금으로 쓰인다. 다만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행정 제재인 블랙리스트 등재는 피하지 못했다.

남미 거점에 드리운 그림자…브라질 확장 전략도 타격

BYD. 연합뉴스
BYD. 연합뉴스

이번 조치로 BYD의 브라질 사업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생기게 됐다. 브라질 당국에 따르면 더티 리스트에 한 번 오르면 최소 2년간 효력이 유지된다. 그 기간 동안 국영은행은 물론 일부 민간 금융기관 대출 접근이 제한될 수 있고, 정부 조달 참여에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공장 운영 자체가 즉각 중단되지는 않지만, 현지 사업 확장과 평판에는 분명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문제의 카마사리 공장은 BYD가 미국 포드가 철수한 공장 부지에 약 9억7800만 달러(약 1조4400억원)를 투자해 조성한 핵심 생산 거점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브라질 대통령까지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이 열렸, 1단계 연간 생산능력은 15만대, 향후 3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BYD는 2022년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이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지금까지 17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했고, 브라질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4.4%에 달한다. 전체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도 7위까지 올라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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