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발명한 혁신가들의 기록…신간 ‘퓨처 체인저스’
■퓨처 체인저스(김택균 지음, 어바웃어북 펴냄)
젠슨 황·리사 수·하사비스까지 121개의 결정적 장면
성공보다 ‘믿어주지 않던 시간’에 주목한 혁신의 이면
입력2026-04-09 17:31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다!”
천재 창업가들로 가득 찬 실리콘밸리에서 회자되는 금언이다. 혁신가들은 지도에 없는 길을 만들면서 세상을 바꿔왔다. ‘퓨처 체인저스’는 한발 앞서 미래를 정복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책은 눈부신 성공의 순간보다 그 이전의 시간을 비춘다. 혁신이 혁신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시기,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던 시간, 스스로도 확신이 흔들렸던 순간을 따라가며 기술 혁신의 이면을 복원한다. 결과를 알고 나서 읽는 전기는 늘 매끄럽게 보이지만, 실제의 과정은 훨씬 거칠고 불확실했다는 점을 드러낸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센터의 앨런 케이다. 1970년대 초 컴퓨터가 거대한 메인프레임으로 여겨지던 시절, 그는 이미 개인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컴퓨터를 구상했다. 다이나북과 알토를 통해 오늘날의 노트북과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원형을 제시했으나 당시 경영진은 그 가능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기술은 결국 그 이후 스티브 잡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케이는 “우리는 미래를 발명했지만 현재를 설득하진 못했다”고 회고했다.
책은 젠슨 황, 리사 수, 아모데이, 하사비스 등 오늘의 기술 혁신가들을 ‘퓨처 체인저스’로 묶는다. 하지만 이들의 성취를 단순히 찬양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와 회의,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를 통해 혁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26년째 경제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저자는 산업과 기술의 변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121개의 장면을 촘촘하게 엮었다. 책은 미래를 먼저 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끝내 그 미래를 현실로 바꾸기까지의 시간을 기록한 르포에 가깝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