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또 다른 ‘마약왕’ 잡는다” 檢, 마약수사 국제공조 확대
태국·캄보디아 마약수사관 대검으로
지난달 라오스로 韓수사관도 파견
현지 발송책 조기 특정·검거 목표
해체 앞둔 檢…마약 국제공조 네트워크 ‘위기’
입력2026-04-09 17:39
지면 25면
검찰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마약 범죄 대응을 위해 국제 공조수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형 마약 범죄가 갈수록 정교해지는 상황에서 동남아 주요 생산·유통 거점 국가와 직접 협력 채널을 넓혀 전방위 추적망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상반기 중 태국·캄보디아 마약청으로부터 각각 1명의 마약 관계관(수사관)을 파견받을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라오스에 대검 소속 마약수사관 1명을 보냈고 다른 동남아 국가로의 추가 파견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 파견되는 마약 관계관들은 6개월간 인천지검·수원지검 등 마약 밀수 사건이 많은 검찰청에서 수사 자문을 맡는다. 동남아에서 생산·유통된 마약이 국내로 밀반입되는 과정에서 현지 발송책을 조기에 특정하고 해외 도피 사범의 검거·송환까지 이어지는 입체적 공조수사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현지 수사 역량 지원에도 나선다. 검찰은 지난달 수사관을 파견한 라오스에 GPS 추적기, 드론, 디지털 포렌식 장비 등 첨단 수사 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공동 수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검찰은 2012년 9월부터 동남아 10개국과 아시아태평양마약정보조정센터(APICC)를 설립해 정보 교환과 공조수사를 이어왔다. APICC 출범 이후 공조수사로 검거된 마약사범은 49명, 국내 송환 인원은 41명이다. 지난달 25일 필리핀에 수감돼 있던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이 국내로 송환된 것 역시 이 공조망의 성과로 꼽힌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올 10월 검찰청 폐지와 수사 체계 개편 과정에서 이런 국제 공조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약 국제 공조수사망이 검찰과 각국 마약 수사기관 간 양해각서(MOU)를 토대로 구축된 만큼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이 사라지면 네트워크가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년 넘게 마약 수사를 맡아온 한 차장검사는 “마약 범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다크웹을 통해 유통망을 넓히는 상황에서 국제 공조 체계가 무너지면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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