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요구 10개항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란 “美서 수용했다” 미국은 “불가능 수준”
갈리바프 이란 의장 “우라늄 농축권리 부정”
밴스 “약속한 적 없다” 협상 주도권 싸움 해석
입력2026-04-09 17:47
지면 5면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다음 날부터 상대방의 중재안을 거부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이란은 특히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반발하고 있으며 이란에 굴복했다는 비난에 시달린 미 백악관은 이란의 10개 요구안 자체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주도권을 잡으려는 모습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이 처음에 내놓은 10개 조항의 계획안은 근본적으로 진정성이 없고 수용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 팀은 그 안을 문자 그대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휴전 협상 과정에서 미국에 △불가침 보장 △호르무즈해협 통제 유지 △핵 프로그램 핵심 우라늄 농축 인정 △이란에 대한 1차 제재 해제 △이란에 대한 2차 제재 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종료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결의 종료 △전쟁 피해 배상금 지급 △중동 지역 미군 철수 △레바논 포함 전면 휴전 등 10개 항목을 요구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 같은 요구 조건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했지만 백악관은 “이란이 내놓은 10개 조항은 근본적으로 진정성이 없고 수용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반발한 것이다.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서 이란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미국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 이란의 ‘10개항’ 제안은 회담의 주된 틀임에도 현재까지 3개 조항이 위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드론의 이란 영공 침범, 미국의 이란 우라늄 농축 권리 부정을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안팎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겠다고 밝히면서 10개 조항 중 4개가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협상 대표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말이 안 돼서 그(갈리바프 의장)가 영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우리도 이스라엘도 그것(레바논)이 휴전 협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란 영공 침범에 대해 “휴전은 언제나 엉망이다. 약간의 소란이 없는 휴전은 없다”고 했으며 우라늄 농축권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들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이 실제 무엇을 하는지를 신경 쓴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의 대립에 대해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에서의 대면 협상을 앞두고 의도적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이란은 휴전을 유지하고 협상을 계속할 유인이 충분할 수 있다”며 “이란의 군·정치 지도부는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전쟁에 회의적인 여론과 에너지 가격 인상, 지지층의 반대로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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