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트럼프 “나토 非협조국서 미군 빼 우호국 보낼 것”
스페인·독일 등 회원국 美 비판
“미군기지 폐쇄 가능성도 고려”
폴란드 등 동유럽國에 재배치
입력2026-04-09 17:48
수정2026-04-09 22:35
지면 10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전쟁 중 협조하지 않은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도 불만을 제기한 만큼 주한미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이란 전쟁에서 도움이 되지 않은 회원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뒤 우호국에 배치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럽 전역에는 미군 8만 4000명이 주둔 중이다.
철수 후보 국가로 지목된 나라는 미국에 날을 세워온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이란 전쟁 중 미군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전면 불허한 첫 나토 회원국이다. 회원국 중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은 국가이기도 하다. 아직 휴전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태지만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란 전쟁의 평화를 이끌기 위해 테헤란 주재 스페인대사관을 재개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우리의 아주 실망스러운 나토를 포함해 누구도 압력이 가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미국에 도움이 되는 조치에 나서도록 나토를 압박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독일에서 고위 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져나온 점도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자극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대해 “정치적으로 운명적인 실수이자 국제법 위반 행위”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이 때문에 미 행정부는 병력 재배치 외에도 스페인·독일 등 유럽 국가 중 최소한 미군 기지 1개를 폐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미군의 기지 사용을 잠시 차단하거나 뒤늦게 허용하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신 미군을 증강할 것으로 고려되는 국가는 폴란드·루마니아·리투아니아 등 동유럽 국가와 그리스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가는 회원국 중 국방비 지출 비율이 가장 높고 호르무즈해협 호위를 위한 국제연합군 창설을 지지할 것이라고 가장 먼저 밝혔다.
이에 대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CNN방송에 출연해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상황(이란 전쟁)에서 이전에 약속한 것들을 이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비공개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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