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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수명 끝난 원전 재운영…비중동산 원유 설비에 稅혜택을”

[국민경제자문위] ■쏟아진 경제 대전환 제언

공급망 다변화·전기요금 조정 등

에너지 위기대응·산업구조 재편서

자본시장 선진화까지 폭넓은 논의

李 “정책 채택할 내용 많아 도움”

“불안정한 노동일수록 많은 보상”

비정규직 처우개선 필요성 강조도

입력2026-04-09 18:16

수정2026-04-09 23:40

지면 3면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전도 계속 운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가운데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는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과 산업구조 대전환을 위한 자문위원들의 제언이 잇따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실제 정책으로 채택할 만한 내용이 매우 많아 도움이 됐다”며 정책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중동 전쟁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경제 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단기·중기·장기적으로 대비해 국민이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고 희망적인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면을 기회로 삼아 새롭게 도약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원전 활용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박원주 전략경제협력분과장은 “정비 일정을 조정해 올겨울 원전을 최대한 가동해야 한다”며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전도 한시적으로 계속 운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체계 조정과 수요 관리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박 분과장은 “전기요금의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며 “대중교통 한시적 무료화 등 수요 관리 정책도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가 급등에 대응해 도입된 최고가격제에 대해서는 “초기 시장 안정에는 기여했지만 위기 장기화에 대비해 단계적으로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공급망의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박 분과장은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호주 등에서 원유를 확보하는 방안과 함께 비중동산 원유를 처리할 수 있도록 정유 설비를 개조하고 이에 대한 임시 투자세액공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주식 세제 개편을 시사한 이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김동환 성장경제분과 자문위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종합소득세를 내는 자산가에게만 해당하고 배당을 받은 소액 투자자는 여전히 배당소득세를 낸다”며 “소액 투자자에게 한시적 배당소득세 혜택을 주는 상품이라도 만들어 국민이 우량 주식에 장기 투자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일리 있다”며 “소액주주만을 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동산을 투기적으로 운영해 이익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산업경제 체제가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자본시장 선진화가 함께 이뤄져야 국가 미래 먹거리인 첨단산업으로 자본이 이동하는 ‘생산적 금융’이 가능하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노동문제 역시 같은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는 민주노총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업인 출신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거론하며 “노동 규제도 이념과 가치에 매이지 말고 실용적으로 접근해 노동자들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 사는 게 실용”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보상 체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안정한 노동일수록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비정규직 처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자발적 실업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현행 제도에 대해서는 “전근대적”이라고 비판했다. 현재와 같은 노동시장 구조로는 첨단산업 중심 경제로의 전환이 어렵다는 판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중동 전쟁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되든 전쟁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수급처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의 전환, 산업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고 초인공지능(ASI),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 성장 동력 육성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비공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범용인공지능(AGI)을 넘어선 초지능을 국가 핵심 전략자산으로 규정하고 SMR 시장 선점을 위해 향후 5년을 골든타임으로 판단했다는 점도 공유됐다고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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