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서양인보다 7년 더 산다”…아시아인만 유독 ‘85세’ 장수하는 뜻밖의 비결
입력2026-04-09 19:36
미국 내 아시아계의 기대수명이 85.2세를 기록하며 전체 인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전반적인 수명 반등세가 확인됐지만 인종 간 격차는 최대 15년에 달해 건강 불평등이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통계센터(NCHS)가 올해 7월 발표한 ‘2023년 미국 생명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아시아계 기대수명은 85.2세로 전체 비히스패닉 인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전체 평균 기대수명은 78.4세로, 2022년(77.5세) 대비 0.9세 상승했다. 아시아계와의 격차는 약 6.8세다.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미국 인디언·알래스카 원주민(70.1세)과는 15.1년 차이가 났다.
모든 인종·민족 그룹에서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기대수명이 상승했다. 원주민이 4.5년으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히스패닉(3.5년), 흑인(2.8년) 순이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계는 84.4세에서 85.2세로 0.8년 올랐고, 히스패닉은 81.3세, 백인은 78.4세, 흑인은 74.0세를 기록했다. 수치 반등의 주요 원인은 코로나19 사망자 감소다. 2022~2023년 기대수명 상승분에서 코로나19 사망 감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히스패닉 56.9%, 아시아계 50.9%, 백인 50.0%, 흑인 48.3% 순이었다.
팬데믹이 인종 간 격차를 얼마나 벌려놨는지도 주목된다. 2019~2021년 사이 기대수명이 가장 크게 줄어든 집단은 원주민으로 6.6년 감소했으며, 히스패닉 4.2년, 흑인 4.0년이 뒤를 이었다. 백인 감소폭은 2.4년, 아시아계는 2.1년으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유색인종이 피해를 집중적으로 흡수했다는 의미다. KFF 분석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초과 수명 손실 연수의 59%를 유색인종이 부담했는데, 이들의 인구 비중은 40%에 불과하다.
아시아계 장수의 배경으로는 사회경제적 우위와 낮은 흡연율이 꼽힌다. 미국 국민건강면접조사(NHIS) 2020년 데이터에 따르면 아시아계 성인 흡연율은 8%로, 원주민 27.1%, 흑인 14.4%, 백인 13.3%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민간 의료보험 가입률을 높여 예방적 의료 접근성을 확대하는 효과도 낳는다.
반면 수명 하위 그룹의 구조적 취약성은 뿌리가 깊다. 원주민 5명 중 1명은 의료보험이 없으며, 연방 인디언보건서비스(IHS)도 만성적 예산 부족으로 기능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흑인과 원주민 영아는 백인 영아(1000명당 4.5명)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사망률(각 10.9명, 9.2명)을 기록했으며, 이는 수명 격차가 출생 시점부터 시작됨을 시사한다. 흑인의 경우 코로나19와 심장병 사망 감소가 기대수명 반등에 기여했지만, 타살(homicide) 감소도 1.2년 상승에 유의미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 피해가 인종 간 수명 격차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히스패닉계(81.3세)가 백인(78.4세)보다 기대수명이 긴 ‘히스패닉 역설’도 재확인됐다. 히스패닉계는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고 의료접근성도 떨어지지만, 백인에 비해 사망률이 낮은 역설적 현상이 수십 년째 관측되고 있다. 다만 팬데믹 기간 히스패닉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크게 올라 이 격차가 상당 부분 좁혀진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 전문가들은 수명 반등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처방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 알리 모크다드 교수는 “소득과 교육만으로는 수명 격차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며, 주거·의료 인프라의 근본 개선 없이는 격차가 줄어들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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