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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법제 전쟁···공급망 충격파 예고

입력2026-04-10 06:00

※[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美, 동맹 압박해 中 반도체 조인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충돌을 법과 제도로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습니다. 양국의 입법 경쟁은 한국을 포함한 제3국 기업들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의회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발의한 ‘하드웨어 기술 통제 다자간 조정 법안’인 매치법(MATCH ACT)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치법은 은 네덜란드·일본 등 동맹국들이 150일 이내에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상원에도 유사 법안이 올라와 있어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동맹국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통해 제3국에서 생산된 제품에도 수출통제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규제 대상도 확대됩니다. 기존에 제한된 극자외선(EUV) 장비에서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와 극저온 식각장비로까지 통제 범위가 넓어질 전망입니다. 전 세계 유일의 EUV 장비 제조사인 ASML은 이미 중국 매출 비중이 2024년 41%에서 올해 20%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며, 도쿄일렉트론도 중국 비중이 기존 42%에서 올해 25%로 축소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한국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장은 미국 상무부로부터 수출통제 유예를 받아왔으나 매치법이 시행되면 EUV 등 핵심 장비 조달이 더욱 어려워져 D램 분야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중국도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달부터 ‘산업망·공급망 안전에 관한 규정’을 본격 시행하며, 일방적 차별 조치로 자국 공급망이 위협받을 경우 수출입 제한, 특정 기업의 투자·사업 활동 제한, 중국 내 거래 금지 등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가할 수 있도록 법제화했습니다. 미·중 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이제 외교적 압박을 넘어 법적 강제력을 갖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연준, 금리 인상 카드 꺼내 들어…중동 전쟁이 물가 최대 변수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전쟁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을 흔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론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8일(현지 시간) 공개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지속적으로 웃도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상향 조정해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금리 인하뿐 아니라 인상 가능성도 동시에 시장에 알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실제로 연준이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021년 초부터, 소비자물가지수(CPI)도 2024년 이후 줄곧 2%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도 논의했지만 대다수는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았다“며 ”어떤 선택지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연준이 인상 카드를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자리합니다. 위원들은 에너지 가격을 향후 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지목하면서 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전쟁 장기화로 기업 심리가 위축돼 고용시장까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신중론이 우세합니다. 파월 의장은 하버드대 강연에서 에너지 공급난의 영향은 단기적이라며 통화정책의 성급한 전환에 거리를 뒀고, 존 윌리엄스 뉴욕연준 총재는 근원물가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동결 기조에 힘을 실었습니다. 시장도 이번 달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98.4%로 반영하고 있어 인상 전환보다는 장기 동결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트럼프, 나토 비협조국 미군 철수 검토…주한미군 영향 주목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미군 철수를 검토하면서 동맹 재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드놀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한 바 있어 주한미군에 미칠 파장이 주목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 시간) 백악관이 이란 전쟁 중 협력하지 않은 나토 회원국에서 미군을 철수시켜 우호국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유럽에는 미군 8만 4000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철수 후보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국가는 스페인입니다. 스페인은 이란 전쟁 당시 미군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전면 불허한 유일한 나토 회원국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 국방비 지출 공약에도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독일도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공개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샀습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미군의 기지 사용을 뒤늦게 허용하는 등 미온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반면 미군 증강이 검토되는 국가는 폴란드·루마니아·리투아니아 등 동유럽 국가와 그리스입니다. 이들은 나토 회원국 중 국방비 지출 비율이 가장 높고, 호르무즈해협 호위를 위한 국제연합군 창설 지지를 가장 먼저 선언한 국가들입니다. 미 행정부는 병력 재배치와 함께 스페인·독일 내 미군 기지 최소 한 곳을 폐쇄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CNN에 출연해 “대다수 유럽 국가들이 기존 약속을 이행했다”고 반박하며, 같은 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병력 재배치를 넘어 동맹 기여도를 기준으로 미군 주둔을 재조정하겠다는 트럼프식 압박의 신호탄으로 읽히는 만큼 한국을 포함한 미군 주둔국 전반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습니다.

NYT “비트코인 창시자는 애덤 백”…당사자는 즉각 부인

애덤 백 블록스트림 CEO.   블록스트림 홈페이지 캡처
애덤 백 블록스트림 CEO. 블록스트림 홈페이지 캡처

17년간 베일에 싸여 있던 가상화폐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의 정체를 뉴욕타임스(NYT)가 지목하면서 다시 한 번 가상화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만 당사자가 이를 즉각 부인했습니다.

NYT는 8일(현지 시간) 18개월에 걸쳐 수천 건의 인터넷 게시물과 e메일 기록을 분석한 결과 암호화 기술 기업 블록스트림의 애덤 백 최고경영자(CEO)가 나카모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컴퓨터 언어학적 분석입니다. 나카모토가 사용한 영국식 영어 철자법과 글쓰기 습관이 백 CEO의 것과 67곳에서 일치했으며, 하이픈(-) 사용 위치, 영국식 철자 혼용 방식도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황 증거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백 CEO는 1990년대 사이퍼펑크 그룹과의 e메일 교신에서 이미 정부 개입을 피할 수 있는 가상화폐 구상을 논의했으며, 비트코인 출시 10년 전부터 관련 설계 방식을 고안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또 그가 온라인에서 활동을 중단한 시기가 나카모토의 활동 시기와 겹친다는 점도 NYT가 주목한 대목입니다. 백 CEO는 1997년 비트코인 핵심 기술의 토대가 된 ‘해시캐시’를 발명한 세계적인 암호학자입니다.

그러나 백 CEO는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X(옛 트위터)를 통해 “나는 나카모토가 아니다”라고 즉각 부인했습니다. 그는 암호화 기술과 전자화폐에 대한 오랜 관심은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해시캐시 등의 독립적인 연구로 이어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비트코인 창시자 추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4년에는 캐나다 출신 가상자산 전문가 피터 토드가 나카모토라고 지목됐지만 당사자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2015년에는 호주 출신 컴퓨터 과학자 크레이그 라이트가 나카모토라는 주장이 제기됐었고 그 역시 자신이 맞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NYT의 이번 보도가 17년 묵은 미스터리의 마침표가 될지, 또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지 자못 궁금합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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