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非업무용 부동산, 대대적 보유부담”…비상 걸린 기업
■ 李, 국민경제자문회의 첫 주재
“필요하지도 않은데 과도하게 보유”
기업 稅부담 높여 매각 유도할듯
주식 장기투자 인센티브 제안에
“소액주주 배당소득세 혜택 검토”
입력2026-04-10 08:00
수정2026-04-10 08:18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보유 부담 강화를 주문했다. 부동산에 묶인 자본을 생산적 분야로 돌리고 유휴 토지의 활용 방안을 찾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자본이 비생산적인 분야, 특히 부동산 시장에 묶여 있는데 이를 생산적인 분야로 전환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유 부담을 높이는 방향을 검토해보자”고 했다.
비업무용 부동산은 기업이 취득한 뒤 실제 업무에 쓰지 않거나 필요 이상으로 보유한 토지·건물을 뜻한다. 과거에는 이런 자산에 취득·보유·양도 단계별로 중과세가 부과됐지만 외환위기 이후 기업 투자 촉진을 이유로 관련 규제가 대부분 완화되거나 폐지됐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이 필요하지도 않은 부동산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주택을 시작으로 농지, 일반 부동산까지 단계적으로 (규제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실사용 계획 없이 보유한 부동산에 다시 세 부담을 높여 업무용 전환이나 매각을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에 나온 비업무용 토지는 주택 부지로 활용해 공급 확대와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주식 세제 개편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소액주주 중심의 배당소득세 혜택과 거래세·양도소득세 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장기 투자 유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이념이 아니라 실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2년 경과 시 정규직 전환’ 제도와 관련해 “2년을 채우지 않거나 1년 11개월 만에 고용을 종료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발적 실업자에 대한 실업급여 배제 제도에 대해서는 “전근대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는 중동발 위기 대응책으로 원전 가동 확대와 전기요금 현실화, 대중교통 한시적 무료화 등이 제시됐다.
“설계수명 끝난 원전 재운영…비중동산 원유 설비에 稅혜택을”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전도 계속 운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가운데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는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과 산업구조 대전환을 위한 자문위원들의 제언이 잇따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실제 정책으로 채택할 만한 내용이 매우 많아 도움이 됐다”며 정책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중동 전쟁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경제 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단기·중기·장기적으로 대비해 국민이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고 희망적인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면을 기회로 삼아 새롭게 도약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원전 활용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박원주 전략경제협력분과장은 “정비 일정을 조정해 올겨울 원전을 최대한 가동해야 한다”며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전도 한시적으로 계속 운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체계 조정과 수요 관리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박 분과장은 “전기요금의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며 “대중교통 한시적 무료화 등 수요 관리 정책도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가 급등에 대응해 도입된 최고가격제에 대해서는 “초기 시장 안정에는 기여했지만 위기 장기화에 대비해 단계적으로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공급망의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박 분과장은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호주 등에서 원유를 확보하는 방안과 함께 비중동산 원유를 처리할 수 있도록 정유 설비를 개조하고 이에 대한 임시 투자세액공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주식 세제 개편을 시사한 이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김동환 성장경제분과 자문위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종합소득세를 내는 자산가에게만 해당하고 배당을 받은 소액 투자자는 여전히 배당소득세를 낸다”며 “소액 투자자에게 한시적 배당소득세 혜택을 주는 상품이라도 만들어 국민이 우량 주식에 장기 투자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일리 있다”며 “소액주주만을 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동산을 투기적으로 운영해 이익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산업경제 체제가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자본시장 선진화가 함께 이뤄져야 국가 미래 먹거리인 첨단산업으로 자본이 이동하는 ‘생산적 금융’이 가능하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노동문제 역시 같은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는 민주노총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업인 출신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거론하며 “노동 규제도 이념과 가치에 매이지 말고 실용적으로 접근해 노동자들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 사는 게 실용”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보상 체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안정한 노동일수록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비정규직 처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자발적 실업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현행 제도에 대해서는 “전근대적”이라고 비판했다. 현재와 같은 노동시장 구조로는 첨단산업 중심 경제로의 전환이 어렵다는 판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불안정한 노동일수록 많은 보상”
비정규직 처우개선 필요성 강조도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중동 전쟁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되든 전쟁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수급처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의 전환, 산업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고 초인공지능(ASI),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 성장 동력 육성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비공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범용인공지능(AGI)을 넘어선 초지능을 국가 핵심 전략자산으로 규정하고 SMR 시장 선점을 위해 향후 5년을 골든타임으로 판단했다는 점도 공유됐다고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李대통령 “정책실서 검토하라”…기업들 보유 부동산 처분 비상
非업무용 부동산 보유부담 강화
주요 대기업 사업보고서 분석
6개사 투자부동산 합산액 5조원대
재계 “미래 투자 위한 자산도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해보자”고 언급하면서 조(兆) 단위의 투자 부동산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1조 6900억 원의 투자 부동산을 쌓아둔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부동산 보유 목적 분류 작업과 처분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1조 6916억 원의 투자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LG(1조 828억 원)와 SK(1조 603억 원)도 1조 원을 넘겼고 롯데지주(6309억 원), 효성중공업(4759억 원), 현대차(1652억 원) 등도 수천억 원대를 보유 중이다. 6개사 합산 투자 부동산만 5조 1067억 원으로 규모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 삼성전자 등을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부동산이란 기업이 단순 임대 수익이나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소유한 부동산으로 영업 활동에 사용되는 유형자산과는 구분된다. 한 제조 기업이 실제 사업에 사용되는 창고를 보유하고 있으면 유형자산으로 분류되지만 다른 기업에 빌려줘 임대 수익을 거두고 있으면 투자 부동산이 된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기업들의 비업무용 부동산 처분 압박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과거 한 번 대대적으로 규제를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며 “이것은 별도 항목으로 한 번 (청와대) 정책실에서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보유세와 법인세 등을 통한 세제 강화, 규제 부활 등 부동산 보유 억제 장치 도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투자 부동산을 생산 및 연구개발(R&D) 시설로 전환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1조 6000억 원이 넘는 투자 부동산을 가진 포스코홀딩스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어 정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매각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홀딩스의 투자 부동산 규모는 연결 기준 2023년 1조 6163억 원, 2024년 1조 9559억 원으로 꾸준히 1조 원을 크게 상회해왔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는 “투자 부동산으로 잡힌 금액 중 대부분이 사옥”이라며 “그룹사에서 공간을 사용해도 투자 부동산으로 분류돼 수치가 높게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 부동산으로 분류된 자산 중 일부는 미래 사업 확장이나 추가 투자를 위해 전략적으로 확보해둔 경우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무용과 비업무용을 어떻게 구분할 것이냐는 기준의 문제 역시 쟁점이다. 포스코와 SK 등 지주사는 자회사 관리와 투자 목적상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용과 비업무용을 구분하는 기준에 따라서 부동산 매각 규모가 갈릴 수 있다. 특히 지주사는 계열사에 사무실을 임대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절차가 투자 부동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기업들이 눈치 보기식으로 분류 작업에 나서 처분이 이뤄질 경우 기업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 시설이나 연구소 등 실질 경영 활동에 쓰이는 자산은 보호하되 임대 수익 위주의 부동산 투자는 엄격히 목적과 성격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일단 이해하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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