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성과에 급급한 서민금융, ‘눈덩이 부실’ 방치해선 안 돼

입력2026-04-11 00:05

수정2026-04-11 00:05

지면 23면
서민금융 상품의 운영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중은행 벽면에 햇살론  광고문구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서민금융 상품의 운영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중은행 벽면에 햇살론 광고문구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부터 5년간 9조 4000억 원을 서민금융안정기금에 출연해 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경우 약 3조 4000억 원의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이 9일 서민금융진흥원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행 서민금융 정책의 제도적 허점을 방치한 채 기금을 운영할 경우 대규모 부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금융안정기금은 저소득 취약 계층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햇살론·미소금융 등 흩어져 있는 계정을 통합해 서금원 내에 설치하는 법정 기금이다. 당정은 기금 신설 법안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 취약 계층에 저리의 자금을 대출해 생활 안정과 재기를 지원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해 고금리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는 금융 소비자를 돕는 것은 정부의 책무이기도 하다. 다만 방만한 자금 대출과 부실한 사후 관리가 기금 부실을 초래하고 서민금융이 ‘눈먼 돈’으로 인식되는 폐단이 있다면 미리 바로잡는 것이 옳다.

실제로 정부가 대신 돈을 갚아 주는 대위변제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 서민금융 대출 제도인 햇살론의 경우 대위변제 금액이 2023년 1조 5198억 원, 2024년 1조 4675억 원, 지난해 1조 1108억 원을 기록했다. 대위변제 금액이 줄어들기는커녕 3년 연속 1조 원을 웃돌 만큼 부실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특히 최저 신용자 대상의 햇살론15 대위변제율은 26.8%에 달해 2019년 출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을 정도다.

서민금융안정기금은 햇살론 운영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면밀히 분석해 저소득층 금융 지원과 기금 건전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묘수를 찾아야 한다. 상품과 심사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해 부실 위험을 최소화하고 차주도 일정 부담을 지게 해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대출 회수가 되지 않더라도 취약 차주의 자산 형성에 기여한 만큼 사회적 편익이 더 크다는 정부의 인식은 안이하다. 서민금융 통합을 계기로 상품별 성과와 부실 규모, 사회적 효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정교한 지표를 만드는 등 기금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