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기간제법이 고용금지법 돼”…노동유연화 속도내야
입력2026-04-11 00:05
수정2026-04-11 00:05
지면 23면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기간제법이) 상시 고용으로의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도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또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일들이 노동자들의 위상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날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는 ‘비정규직을 내쫓는 비정규직 보호법’의 모순된 현실을 직격했다. 근로자 보호라는 취지로 20년 전 도입된 법이 오늘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족쇄’로 전락한 현실을 이 대통령이 뼈아프게 짚었다.
국내 상당수 기업들은 기간제법 때문에 ‘1년 11개월짜리’ 고용을 마지못해 관행화해 왔다. 해고가 극도로 제한된 노동시장의 경직성 탓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2년이 돼 정규직으로 뽑고 나면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하니 처음부터 채용을 꺼리기도 한다. 이 대통령이 “다음 세대는 정규직의 자리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며 “(노조가) 일정 수의 고용을 유지하라는 투쟁도 하는 것 같던데 그게 잘 되겠느냐”고 반문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말일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노동시장 유연성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60개국 중 44위에 그쳤다. 덴마크(1위), 미국(10위), 일본(17위)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해고·채용의 어려움과 대기업 위주의 강성 노조 등이 이유로 꼽혔다.
중동 전쟁 리스크로 불확실성에 빠져 있는 우리 경제에 노사 상생은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은 시행 한 달이 된 지금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 판단이 내려진 10건 모두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줄 정도로 노사 균형이 무너졌다. 이 같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이날 제안한 ‘노란봉투법 개정 협의체’ 구성 문제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향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노사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으면 경제 위기 극복은 더 요원해질 뿐이다.
진정한 노동 보호는 기업의 경쟁력이 담보될 때 가능하다. 노동계는 고용 유연성 확보에 합의하고 기업은 사회 안전망 강화에 힘을 보태는 ‘실용적 노동 대타협’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기간제법을 비롯한 노동 규제들을 시장 친화적으로 재편해야 청년들에게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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