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맡기고 몇 시간 집중…“성적 20점 올랐어요”
■EBS 자기주도학습센터 가보니
관리형 독서실 방식…습관 형성
코디네이터가 학습 계획 등 관리
정원 60명…대기자만 40명 달해
입력2026-04-10 17:54
지면 15면
6일 오후 경기 포천시 EBS 자기주도학습센터. 학교를 마친 중·고교생들이 입구에 휴대폰을 맡기고 자리에 앉자 자습실은 이내 차분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체육복이나 생활복 차림의 학생들은 태블릿으로 강의를 듣거나 문제집을 풀었고 일부는 귀마개를 끼거나 에너지음료를 옆에 둔 채 학습을 이어갔다.
공공형 학습센터가 사교육 공백 지역 학생들의 공부 방식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을 맡기고 수시간씩 자리에 앉아 공부하는 구조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학습 효과를 체감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센터 관계자는 “학원이나 스터디카페가 부족한 지역 특성상 방과 후 학습 환경이 열악하다”며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공부 습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 60명 규모인 이곳은 현재 대기자만 30~40명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
자기주도학습센터는 교육부 특별교부금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교육청이 태블릿PC 등 학습기기를, EBS가 콘텐츠를 맡는 공공형 학습 지원 모델이다. 학습 여건이 부족한 지역 학생들에게 공간과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전국 48개 센터가 운영 중이며 참여 학생은 약 2000명 수준이다. 정부는 이를 1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운영 방식은 관리형 독서실에 가깝다. 입소 시 진로·학습 역량 검사와 수준 진단 테스트를 통해 개인별 학습계획을 세우고 학습 코디네이터가 매일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 방향을 제시하는 식의 주 단위 피드백도 이뤄진다.
현장에서는 공부 습관 형성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등학생인 양민호 군은 “학원에서는 숙제만 하고 끝났는데 여기서는 스스로 몇 시간씩 앉아 공부하게 된다”며 “한국사처럼 따로 공부하지 않던 과목도 10~20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중학생 유사랑 양도 “방해 없이 혼자 공부할 수 있고 계획을 세우는 습관이 생겼다”며 “학원보다 압박감이 덜해 오히려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임 모 씨는 “기존에는 국어·수학·영어 학원비로 월 100만 원가량 들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줄였다”며 “센터는 사실상 무료라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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