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 낮은 패배자들” 마가마저 적으로 돌린 트럼프
[이란전쟁 반대한 보수 진영에 막말]
“악” “집단학살 광인” “치매 위험”
옛 충성파 공개저격에 비난 맞대응
중간선거 전 분위기 반전 절실한데
11일 이란과 대면 협상도 안갯속
지지기반 균열 심화…정치적 위기
입력2026-04-10 18:01
수정2026-04-10 23:35
지면 10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반대하며 자신을 비판한 보수 논객들을 향해 “지능이 낮다” “패배자들”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란 전쟁이 두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마저 등을 돌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나는 왜 터커 칼슨, 메긴 켈리, 캔디스 오언스, 앨릭스 존스가 수년 동안 줄곧 나를 공격해왔고 이들이 테러 지원국인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안다”며 “그들은 공통적으로 IQ(지능지수)가 낮다. 그들은 멍청이들”이라고 퍼부었다. 이어 “그들은 모두 TV(방송국)에서 쫓겨났고 자기 프로그램을 잃었다. 그들은 미친놈(nut jobs)들이고 문제아들이다. 이런 소위 평론가들은 패배자들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들 중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서 지지 연설을 했고 칼슨도 한때 전쟁광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런 마가 진영의 핵심 논객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을 격렬하게 비판한 셈이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으로 마가의 메인 스피커 역할을 해온 칼슨은 이달 6일 트럼프의 이란 관련 발언은 도덕적으로 타락했으며 심지어 “악(evil)”이라고 무려 43분간 비난했다. 팟캐스터이자 트럼프 충성파였던 오언스도 대통령을 “집단 학살적 광인(genocidal lunatic)”이라고 부르며 의회와 군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신 음모론자인 존스도 방송 중 감정적으로 격앙되며 트럼프를 “치매 위험(dementia risk)”이 있는 대통령이라 부르며 직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악이자 광기”라고 규정하며 수정 헌법 25조에 따른 축출을 요구했다. 수정 헌법 제25조는 미국 부통령과 내각의 과반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 권한을 중단시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마가 진영 일각의 반발은 이란 전쟁이 지난 대선 슬로건인 ‘아메리카 퍼스트’와 배치된다는 불만 탓이다. 미국을 우선하고 해외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전쟁을 일으켜 미군 사상자 발생은 물론 경제 불안까지 커졌다. 악시오스는 “각각의 이탈만 보면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이 함께 움직인다면 마가 진영에 존재론적 위협이 될 수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비판 세력을 루저로 낙인찍으며 극복해왔지만 이번에는 비판자의 상당수가 자신의 진영 핵심이라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CNN이 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지지율은 35%로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다. 공화당 지지자 중 강한 지지를 보이는 비율도 1월 52%에서 43%로 9%포인트 하락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지만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첫 대면 협상은 안갯속이다. 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다”며 “만약 그들이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면 지금 중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호르무즈해협의 관리 및 통제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협상팀이 9일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란 언론은 이를 부인하며 “미국이 레바논 휴전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시오니스트 정권이 공격을 계속하는 한 협상은 중단된 상태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종전 협상의 뜨거운 감자인 레바논 문제는 미국의 중재에도 살얼음판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다음 주 미 국무부의 주도 아래 미국 워싱턴DC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참석하는 3자 회담이 진행된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공식적인 외교 관계가 없었고 미국이나 유엔 등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접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과의 직접 회담을 결정한 것은 레바논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대신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공격의 여지를 남겼다. 이런 이유로 레바논 내에서 정규군보다 강력한 군사력과 정치력을 보유한 헤즈볼라가 강하게 반발할 여지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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