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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임금소송서 얻은 금융정보, 유사 소송에 내도 무조건 처벌 못해”

입력2026-04-12 09:00

수정2026-04-12 09:00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소송 과정에서 확보한 금융거래 및 개인정보를 다른 유사 소송에 증거로 제출한 변호사의 행위가 정당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마용주 대법관)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변호사 A 씨에게 선고유예를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A 씨는 2022년 사망한 사업주 B 씨의 상속인들을 대리해 전직 직원 C 씨와 D 씨가 각각 제기한 두 건의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소송을 맡아 수행했다. A 씨는 C 씨 사건 재판 과정에서 C 씨의 은행 거래내역을 확인한 뒤 이를 D 씨 사건 재판부에 증거로 냈다. A 씨는 D 씨 사건에서 확보한 D 씨의 소득금액증명과 거래내역은 C 씨 사건 재판부에 제출했다. C 씨와 D 씨가 해당 기간 다른 소득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 이들의 청구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검찰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와 법원의 제출명령으로 확보한 금융거래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했다며 A 씨를 기소했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해당 재판부에 문서송부촉탁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정보를 다시 제공받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의뢰인의 이익과 소송경제를 도모했다는 것만으로 정당행위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C 씨와 D 씨의 민사사건은 주요 쟁점과 사실관계, 증거가 공통되고 일방 당사자가 동일하다”며 “피고인이 원고들의 동일한 주장을 반박하고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해 증거를 교차 제출할 필요가 있었으며 이는 정당한 소송행위의 일환”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정보들에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민감정보가 포함됐다고 볼 증거가 없고 이를 제공받은 제3자가 국가기관인 법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에게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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