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전통지 없이 병역기피자 신상공개…절차 위법으로 취소해야”
A씨, 대체역 편입 뒤 대체복무 소집 거부
병무청, A씨 병역의무 기피자로 지정
사전통지 반송된 채 공시송달…신상공개
法 “주소 재확인 등 공시송달 요건 미충족”
입력2026-04-12 09:00
병역의무 기피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공시송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면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 부장판사)는 A씨가 병무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인적사항 공개처분 취소 소송에서 올해 2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1년 2월 대체역(양심적 병역거부)으로 편입된 후, 다음 해 9월 병무청으로부터 대체복무 소집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A씨는 “현행 대체복무는 징벌적이라고 생각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체복무 소집을 거부했다.
이에 병무청은 2024년 2월경 병역법에 따라 병역의무기피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A씨를 기피자 인적사항 잠정 공개 대상자로 선정했다. 병무청은 A씨에게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했으나, 해당 우편은 수취되지 않고 반송됐다. 이후 같은 주소로 재차 발송했지만 또다시 반송되자, 홈페이지 게시판 공고 등을 통한 공시송달 방식으로 사전통지를 진행했다.
병무청은 2024년 12월 인터넷 홈페이지에 A씨의 이름과 주소 등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이에 A씨는 “사전통지서를 받지 못해 소명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공시송달 방식으로 이뤄진 사전통지서 송달이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소 재확인 노력이나 전화, 이메일 등을 활용하지 않은 채 곧바로 공시송달을 진행했다”며 A씨에게 의견 제출 기회를 실질적으로 부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병무청의 처분서 송달 역시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2회 이상 등기우편이 반송되는 등 일반적인 방법으로 고지할 수 없는 경우에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며 “병무청은 A씨에게 처분서를 두 차례 등기우편으로 발송했으나 모두 반송됐다고 주장할 뿐, 이를 인정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공시송달이 적법하게 요건을 갖춰 실시됐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효력은 2025년 1월 3일 발생한다”며 “그럼에도 병무청은 효력 발생 이전인 2024년 12월 19일 인적사항을 공개해 처분을 집행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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