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 보랏빛 떼창…낯설지만 통했다
◆BTS 월드투어 ‘아리랑’ 스타트
3일간 스윔·훌리건 등 신곡 열창
태극기·경회루 모티브 한국美 구현
360도 무대 등 초대형 연출 압도
RM “7명 완전체, 변화 지켜봐 달라”
입력2026-04-12 10:05
수정2026-04-14 14:26
지면 25면
11일 오후 7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가 “BTS, BTS, BTS, BTS…” “김남준, 김석진, 민윤기, 정호석,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 BTS”(BTS 공식 응원법)를 연호하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곧이어 새 앨범 ‘아리랑’(ARIRANG)의 1번 트랙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에 샘플링된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방탄소년단이 “자, 여러분의 소리를 들려주세요”라고 외치자 히트곡 ‘아이돌’(IDOL)의 전통 가락에 맞춰 4만 4000명 아미의 ‘떼창’이 시작됐다.
“지화자 좋다아~”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아리랑’이 닻을 올렸다. 멤버들은 ‘아이돌’을 부르며 커다란 스타디움을 한 바퀴 돌았고, 아미들은 어깨동무를 한 채 ‘덩기덕 쿵더러러’ 후렴구를 따라하며 열광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회당 4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스타디움에서 360도 개방형 무대를 선보였다. 이러한 무대 구조는 일반적인 일자형보다 더 많은 관객을 수용할 수 있기에 흥행이 보된 톱스타만 가능하다.
돌출형 무대 위에 붉은색 연막탄을 든 댄서가 등장하면서 ‘훌리건’(Hooligan)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색다른 연출의 오프닝 장면이 펼쳐지자 객석에서는 감탄이 터져 나왔다. 아미는 “콘서트도 ‘BTS 2.0’”이라며 “BTS”를 연호했다. 주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아미의 환호성 속에 등장한 일곱 멤버는 생생한 라이브로 ‘에일리언스’(Aliens), ‘달려라 방탄’ 등을 잇따라 열창했다.
이번 공연은 ‘BTS 2.0’의 콘셉트에 맞춰 연출 전반에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낸 ‘아티스트의 공연’이었다는 평가다. 안무는 줄이고 라이브에 집중했고, 밝고 경쾌한 기존 스타일 대신 진지한 음악을 통해 아티스트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무대 세트부터 한국의 멋을 고스란히 담았다. 경회루를 모티브로 한 정자형 파빌리온을 360도 무대 중앙에 설치해 모두가 함께 즐기는 연회의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무대 바닥은 태극기를 모티브로 설계했다. 태극의 원형 문양이 중심을 잡고 사방으로 뻗은 돌출 무대는 건곤감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이를 통해 태극기의 상징성과 관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실용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공연은 내내 불기둥과 폭죽, LED 깃발, 50명의 댄서 등으로 꾸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이들의 음악적 뿌리가 ‘K’임을 상징하는 고급스러운 공연 콘셉트가 인상적이었다.
리더 RM은 “저희가 ‘2.0’ 노래도 내고, 많은 변화를 부르짖으며 보여드렸다”면서도 “진짜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저희 일곱 명이 이 일을 같이하기로 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저희가 여러분을 생각하는 진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다 서른 살이 넘었다. (저희의 변화는) 저희가 이 일을 오래도록 같이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저희를 조금 더 믿어주시고, 너그러이 저희의 변화를 지켜봐 주시고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주경기장을 보랏빛으로 물들인 아미는 방탄소년단이 신곡들을 선보일 때마다 ‘떼창’으로 화답했다. 특히 타이틀곡 ‘스윔’(SWIM)에서는 관객이 입 모아 외치는 ‘스윔∼ 스윔∼’ 후렴구가 파도가 일렁이듯 울려 퍼졌다. 또 ‘보디 투 보디’에 샘플링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를 익숙한 듯 따라 부르며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무대 전반에는 한국적인 색채가 짙게 펼쳐졌다. ‘데이 돈트 노우 바웃 어스’(they don’t know ‘bout us) 무대에서는 댄서들이 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미지를 스크린 장비에 구현해 퍼포먼스에 활용했다.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에서는 승무에서 영감을 받은 커다란 천을 소품으로 사용하는 등 ‘아리랑’ 투어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신규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을 비롯해 ‘버터’(Butter), ‘페이크 러브’(Fake Love) 등 22곡을 선보였고, 공연 말미 ‘인투 더 선’(Into the Sun)의 무대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방탄소년단은 9일, 11일, 12일 고양 공연에서 13만 2000명의 아미와 만났다. 이후 17~18일 일본 도쿄돔 공연을 거쳐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지의 34개 도시에서 85회 공연을 이어간다. 이는 한국 가수의 단일 투어 기준 최다 회차다. 여기에 일본과 중동 등 지역에서의 추가 공연도 예고돼 투어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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