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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엄마 뱃속에 있었던 것도 생생해”…평생 모든걸 기억하는 ‘이 병’, 뭐길래?

입력2026-04-12 13:41

수정2026-04-12 13:42

해당 기사와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해당 기사와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영국의 17세 소녀가 과거 경험을 비정상적으로 선명하게 떠올리는 희귀 질환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sia)’ 진단을 받았다. 전 세계 보고 사례가 100명에 못 미치는 극희귀 질환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에 따르면 ‘TL’로 알려진 이 소녀의 사례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로케이스(Neurocase)’에 게재됐다. TL은 특정 날짜를 떠올리면 그날의 날씨·풍경·감정이 통째로 재현된다. 첫 등교일을 물었을 때 당일 입은 옷과 날씨, 울타리 너머로 자신을 바라보던 어머니의 모습까지 상세히 답했다.

TL은 방대한 기억을 다루기 위해 독자적인 내적 체계를 구축했다. “천장이 낮은 커다란 직사각형 하얀 방에 기억들이 담겨 있다”며 “가족 생활, 휴일, 친구, 취미까지 주제별·시간순으로 바인더에 정리해 뒀다”고 밝혔다. 특정 기억을 꺼낼 때는 해당 바인더를 머릿속에서 펼쳐 보는 방식을 쓴다고 했다. “어떤 기억은 문자 메시지나 사진 형태로 저장돼 있기도 하다”고도 했다. 감정 조절용 공간도 따로 있다. “화가 났을 때 진정하는 얼음팩 방, 생각에 잠기는 문제 해결 방 등 세 개의 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은 좋은 기억뿐 아니라 고통스럽고 불쾌한 기억도 같은 강도로 되살아난다는 점에서 당사자에게 부담이 된다. 파리 시테 대학교 신경과 전문의 발렌티나 라 코르테 박사는 “기억이 갑작스럽게 떠오르거나 통제하기 어려워 슬픔·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불안·우울·강박적 사고를 경험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 질환이 강박장애와 일부 특징을 공유하며 뇌 특정 영역에서 구조적 차이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두 질환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공식 진단 기준도 없는 상태다.

호주 브리즈번에 사는 레베카 샤록(34)은 태아 시절 뱃속에서의 자세까지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사례로 알려져 있다. 현재 치료 대상 질환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부정적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일상에 지장을 줄 경우 상담치료나 스트레스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학계는 원인 규명과 장기적 영향 평가를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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