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역대급이라는데…경쟁 사라졌다
공사비 오르고 이익률은 하락
대형 건설사들 출혈경쟁 꺼려
올해 대치쌍용 1차 등 사업장
‘단독입찰 후 수의계약’ 대세로
입력2026-04-12 17:52
압구정·목동 등 한강변 핵심사업지가 시공사 선정 무대에 속속 오르며 역대 최대 규모라는 올해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수주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치열한 각축전을 점쳤던 예상과 달리 경쟁은 사라졌다. 공사비가 오르고 이익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출혈 경쟁을 꺼리는 건설사들이 많아지면서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남구 대치쌍용1차 재건축의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선정됐다. 삼성물산의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다. 대치동 66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9층, 총 6개 동, 999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같은 날 신길역세권재개발 시공권은 포스코이앤씨가 확보했다.
두 사업장은 모두 단독 입찰로 시공권 계약이 이뤄졌다. 현행법상 2곳 미만의 업체가 참여해 유찰이 2회 이상 반복되면 단독 응찰 업체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이같은 ‘단독 입찰 후 수의계약’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의 대세가 됐다. 올해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대형 건설사 간 경쟁은 아직 한 건도 없었다. 부산 사직4구역의 경우 대우건설 단독 입찰에 따라 2차례 유찰 후 수의계약을 맺었고 송파한양2차재건축(GS건설), 신길1구역 공공재개발(현대건설), 금호21구역 재개발(롯데건설) 등도 모두 해당 건설사들이 단독 입찰로 시공권을 따냈다.
8조 7000여억 원 규모의 공사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10일에도 ‘경쟁 실종’의 분위기는 이어졌다. 총 공사비 5조 5610억 원 규모의 매머드급 재건축 사업장인 압구정3구역에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하면서 ‘무혈 입성’을 예고했다. 목동 14개 단지 중 가장 속도가 빠른 6단지 역시 현장설명회 당시 10개 건설사가 참여했으나 DL이앤씨만이 입찰해 유찰됐다.
업계는 원자재값 상승과 인건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 예측이 어려워진 데다 사업조건 조율 등도 까다로워져 무리한 경쟁 입찰을 꺼리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정비사업 수익률도 크게 낮아졌다”며 “수주 경쟁시 치러야 할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수주 가능성이 높지 않은 사업장에 굳이 뛰어드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상징성 높은 입지에서는 대형사들의 경쟁 불씨가 여전하다. 압구정5구역(1조 4960억 원)은 10일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동시 입찰해 경쟁 구도가 형성됐고, 반포 19·25차 재건축에도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성수4지구에서도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강화를 위해 어느정도 출혈을 감수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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