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 25개구서 68명 경합하는데…野는 9곳 현직 단수공천
[지방선거 D-50] 국힘, 기초단체장도 흔들
경기도 후보 與의 절반…호남 1명뿐
인물 못찾아 현역 프리미엄에 의존
지역기반 약화, 교차투표 기대 무색
광역단체장·재보선에도 악영향 우려
입력2026-04-12 17:54
수정2026-04-12 23:37
지면 5면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은 14명이다. 국민의힘은 이 중 9명을 경선 없이 단수 공천했다. 경쟁력 있는 후보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다시 ‘현역 프리미엄’에 기대는 모습이다. 12일 현재 서울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등록한 예비후보는 25개 구에서 38명인데, 이 가운데 절반인 19명이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보수 강세 지역에 몰렸다. 구로구와 노원구는 예비후보가 1명도 없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25개 구에서 68명의 예비후보가 몰리며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에서 경선 없이 단수 공천된 구청장은 3명뿐이다.
6·3 지방선거가 약 50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인물난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조차 후보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어서 구청장·군수 등 기초단체장 후보 발굴은 더 쉽지 않다. 여론조사상 대부분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열세를 보이는 국민의힘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이른바 ‘교차 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후보군 자체가 적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경제신문이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예비후보 등록 수뿐 아니라 후보 분포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예비후보 등록자는 민주당 570명, 국민의힘 415명이었다. 민주당이 전국에 비교적 고르게 후보를 낸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 수 자체가 적은 데다 강세 지역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이날 기준 양당이 전국에서 후보를 한 명도 내지 못한 선거구는 모두 56곳으로 민주당이 11곳, 국민의힘이 45곳이었다. 현직 단체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공천을 받았거나 출마를 준비 중인 곳은 제외한 수치다.
민주당은 열세 지역인 대구·경북에서도 비교적 고르게 후보를 냈지만 국민의힘은 호남은 물론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후보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경기 시흥시장 선거의 경우 시장 후보 공모에 지원자가 없어 당 지도부가 우선추천지역으로 지정해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평택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강정구 평택시의회 의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도다. 호남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총 41개 선거구 가운데 전북 부안(1명)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예비후보를 내지 못했다. 반면 민주당이 예비후보를 내지 못한 곳은 대구 1곳, 경북 8곳, 경남 2곳 등이다.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본선 준비에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아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이런 흐름은 최근 국민의힘이 겪고 있는 후보 기근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그나마 경쟁이 붙은 곳도 ‘텃밭’에 집중돼 있다. 대구 9개 선거구에 30명, 경북 22개 선거구에 70명, 경남 18개 선거구에 60명이 몰렸다. 이들 3개 지역 후보는 전체 415명의 국민의힘 예비후보 가운데 38.6%를 차지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선거구가 몰린 경기(31곳)에서는 민주당 예비후보 11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1명만 등록했다. 후보가 적다 보니 국민의힘은 현직 단체장이 있는 지역에서는 곧바로 본선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광역단체장 선거만큼 주목도는 높지 않지만 정당의 바닥 조직과 지역 민심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인물난을 겪는 것은 그만큼 지역의 풀뿌리 조직 기반이 약화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유권자들이 광역단체장 선거와 달리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인물이나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교차 투표’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양질의 후보 부족은 곧 지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체급에서 민주당에 밀리고 있는 국민의힘이 기초단체장을 최대한 확보해 반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에 대체로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초단체장 선거까지 패하면 지역 정치 기반을 송두리째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기반이 약화하면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충분한 조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는 정당이라면 후보들이 몰리겠지만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정당에서 출마하려는 희망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지지 정당에서 기초단체장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나오지 않게 된다. 그러면 광역단체장 및 재보궐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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