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대만 통일 지지” 선물한 김정은…‘용중통미봉남’ 노골화
미중 회담 앞두고 북중 밀착 행보
북미대화 가이드라인 공유 가능성
한중협력 강화 등 외교역량 시험대
입력2026-04-12 18:03
지면 6면
북한이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밀착에 나서며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본격적인 외교 수싸움에 돌입했다. 북한이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두고 남한을 ‘패싱’한 채 중국과 연대를 강화하는 이른바 ‘용중통미봉남’ 행보를 노골화하는 만큼 우리 측의 외교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맞이하는 등 중국과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달 10일 왕 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중 양국이 공동의 이익 수호를 위해 상호 지지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현 지정학적 정세와 향후 전략적 이익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양국의 전략적 공조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중국의 무력 사용을 통한 대만 통일까지 지지하며 중국과의 연대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과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해 나라의 ‘영토완정’ 실현 등 중국의 대내외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대러시아 관계에 치중해왔던 북한이 최근 중국과 접촉면을 넓히는 것은 북미 대화에 대비한 사전 대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왕 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미 측과의 대화 조건과 비핵화 의제에 대한 북한의 최종 가이드라인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임 교수는 김 위원장의 ‘영토완정’ 지지 발언과 관련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중국에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선물”이라며 “중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고도의 외교적 거래에 나선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대남 관계는 단절한 채 중국을 통해 미국과 대화에 나서는 이른바 ‘용중통미봉남’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왕 부장의 이번 방북은 고립된 북한이 남한을 거치지 않고 중국을 통해 미국에 접근하는 통로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며 “조만간 왕 부장 등의 방한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한중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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