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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재판소원 잇따라…대응책 팔 걷은 사법부

■사법개혁 2법 시행 한달

법왜곡죄 하루 4명꼴 고소

TF 구성 등 지원 체계 논의

재판소원제 심사선 194건 무더기 각하

입력2026-04-12 18:06

지면 22면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 제도 시행 한 달 만에 고소·고발과 청구가 급증하며 사법 시스템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법관의 판단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법부는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형사법관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법왜곡죄 시행 이후 지난달 25일까지 전국 시도경찰청에 접수된 사건은 총 44건, 피의자 수는 118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4명꼴로 고소·고발이 이뤄진 셈이다.

법왜곡죄는 형사법관·검사·경찰 등이 타인에게 위법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리를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해 적용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규정이다.

시행 첫날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파기환송 판결 과정에서 형사소송법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됐다. 이 밖에도 다수의 법관이 법왜곡죄 고발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사법부 내부에서는 수사 가능성 자체가 법관의 소신 있는 재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우려가 커지자 사법부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는 ‘형사재판 보호·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변호인 선임 지원, 전담 기구 설치, 대응 매뉴얼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전국수석부장판사 간담회에서도 부당한 고발에 대한 대응 방안과 내부 지원 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소원 제도 역시 시행 한 달 만에 사건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전자헌법재판센터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접수된 재판소원은 총 384건에 달했다. 다만 접수된 사건 가운데 아직 단 한 건도 ‘첫 관문’인 사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달 7일까지 세 차례의 사전 심사를 통해 194건 전부를 각하했다. 대부분은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경우’로 판단됐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허용되는 범위도 분명히 했다. 법원의 사실인정이나 법률적용이 잘못됐다고 다투는 것은 원칙적으로 재판소원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 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제도 도입 과정에서 제기됐던 ‘사실상 4심제’ 우려를 일정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헌재는 사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관 증원과 기록 송부 절차 정비 등 제도 보완에 나서고 있다. 대법원도 재판소원 후속 조치 연구반을 구성해 대응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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