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소유 주택 평균 20억”...국세청 전수조사
李 언급 사흘만에 국세청 검증 나서
공시가 9억 초과 고가 주택 2630채 대상
입력2026-04-13 05:00
지면 1면
국세청이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공시가 9억 원 초과 고가 주택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법인 명의의 고가 주택에 살면서 세금을 탈루하는 사주 일가가 집중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업들이 쓸데없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뭘 하려고 부동산을 대규모로 갖고 있느냐”며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한번 해보자”고 말한 바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업무용 부동산인 법인 소유 주택에 대해 검증하겠다”며 “법인이 직원 사택으로 사용하는 경우나 임대업 법인이 임대하는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사주 일가가 거주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이는 비업무용 부동산을 이용한 탈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법인이 보유한 공시가 9억 원 초과 고가 주택 2630채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보유한 법인은 약 1600개다. 이들이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는 5조 4000억 원 수준으로 주택당 평균 가격은 약 20억 원이다. 이 중 50억 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도 100여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 청장은 “탈세를 넘어 기업 자금이 생산적 투자 대신 사주 일가의 호화 생활이나 부동산 투기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라며 “우선 법인이 보유한 고가 주택 2630채를 모두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그 이하 주택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탈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세무조사로 전환해 세금을 추징할 예정이다. 또 이번 점검을 계기로 법인 명의 토지 등 다른 비업무용 부동산까지 검증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재정경제부 역시 조만간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 현황 파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토지 규모는 재산세 과세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추정되고 있다.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보유 부담을 보여주는 종합부동산세는 증가 추세다.
국세청에 따르면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가 포함된 종합 합산 토지분 종합부동산세 결정세액은 2020년 1조 1660억 원에서 2024년 1조 5559억 원으로 4년 새 약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납세 법인 수도 2만 1859개로 약 30% 늘었다.
이는 이 대통령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규제 강화를 지시한 뒤 사흘 만에 나온 조치다. 앞서 이 대통령은 9일 개최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과거에는 대대적으로 규제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사라진 것 같다”며 규제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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