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태국서 1㎏에 100만원, 한국선 1억5000만원…야쿠자가 컨테이너 통째 채운 이유
입력2026-04-13 01:30
재일교포 출신 야쿠자 조직원이 역대 최대 규모의 대마를 국내로 밀수해 구속 기소됐다. 마약류 국제 밀수조직이 한국을 새로운 유통 시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수사당국이 항만 검사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마약합수본)는 1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일교포 50대 A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일본 야쿠자 ‘쿠도카이자’ 조직원으로 알려졌다. 마약합수본은 A씨에게 마약을 판매한 베트남 조직원 4명의 신원을 특정해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를 요청하기로 했다.
A씨는 베트남 마약 판매 조직원들과 공모해 태국 람차방항에서 출항하는 선박 컨테이너에 대마 636㎏을 선적, 지난달 23일 인천항으로 밀수입했다. 이는 약 127만 명이 동시에 흡연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국내 유통 목적으로 수입된 마약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밀수한 대마 일부는 국내에 유통하고, 나머지는 일본 등 제3국에 재수출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 A씨 일당은 화주 한 명이 컨테이너 하나를 전부 사용하는 FCL(Full Container Load) 방식으로 화물을 선적했다. 대마는 진공포장기로 여러 차례 압축 포장해 부피를 줄이고 냄새를 제거했으며, 포장 박스 위에는 의류와 신발을 넣어 은닉했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한 마약합수본은 관세청과 공조해 화물과 선박 이동 경로를 추적, 인천항 도착 직후 압수수색을 벌여 대마 전량을 몰수했다. A씨는 2016년에도 중국에서 수입한 필로폰 956g을 일본으로 재수출하기 위해 보관한 혐의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출소 후 다시 베트남 마약 조직과 손잡고 동일한 수법의 범행에 가담한 것이다.
수사당국은 한국이 국제 마약 밀수조직의 새로운 표적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약합수본에 따르면 태국 현지 대마 1㎏당 가격은 100만원이지만 국내 소매가는 1억5000만원으로 약 150배 차이가 난다. 동남아시아 대비 암거래 가격이 월등히 높은 데다, ‘던지기’ 수법을 통한 비대면 유통이 용이해 한국 시장이 주요 밀수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약합수본 관계자는 “최근 적발된 대규모 선박 밀수 사건은 중국 등으로 밀수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경유한 것이었는데, 이번 사건은 국내에 유통하려던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선박을 통한 대규모 마약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전국 주요 항만에 수입 화물 특별 검사팀(NICEXLA)을 확대·설치하기로 했다. 국내외 마약 적발 패턴을 반영한 선별 기준을 개발하고, 휴대용·차량 이동형 엑스레이(X-ray)를 적극 활용해 선박 화물 검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충격] 우편함 마약 던지기, 55억 조직 검거 실체는?
“죽고싶지 않으면 마셔, 더 세게”…캄보디아서 ‘마약 강제 투약’ 당한 한국인 남성, 왜?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