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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에 현대차 하락 베팅…코스피 공매도 사상 ‘최고치’

한미반도체, 미래에셋증권도 공매도 잔고 상위권

입력2026-04-13 14:25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개장 시황이 나오고 있다. 뉴스1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개장 시황이 나오고 있다. 뉴스1

미국과 이란의 담판을 앞 두고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잔고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기관 투자가들이 이란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돼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집계일인 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6조 255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기록한 직전 사상 최대치(16조 970억 원)를 약 10거래일 만에 경신한 것이다.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25일 사상 처음 16조원을 돌파한 뒤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 31일 14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이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서만 1조 5240억 원 늘었다.

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 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현대차(005380)다. 공매도 잔고액은 1조 6780억 원에 달했다. 뒤이어 한미반도체(042700)(1조 6430억 원), 미래에셋증권(006800)(8440억 원), 포스코퓨처엠(6840억 원), 한국항공우주(3910억 원), 한화시스템(3710억 원) 등 순으로 많았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타인에게 빌려서 먼저 매도한 후 주가가 내려가면 저렴하게 매수해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남은 금액이다. 통상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주가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근 ‘공매도 대기 잔고’도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직전 집계일(10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155조 7940억 원으로 지난달 말(133조 5740억 원) 대비 22조 원 넘게 늘었다. 대차거래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통상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추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주말 미국과 이란이 1차 종전 협상에 나섰지만, 이란 핵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에 결렬되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결렬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시간 이날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가 시작된다.

증권가에서는 전쟁 리스크가 일부 정점을 통과한 만큼 과도한 매도 대응은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1차 협상 결렬 소식이 외국인 수급 불안을 재차 유발할 수 있으나, 전쟁 리스크 자체는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매도 대응을 선순위로 가져가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코스피 가격 매력이 커진 만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과거 경기 악화, 위기 국면보다 낮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시 강한 상승 반전을 예상한다”며 “종전 협상 과정에서 노이즈(소음)는 주도주·소외주 비중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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