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美 번복 못 하게 한국형 핵잠수함 건조 착수 서둘러야”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트럼프, 동맹국에 불만 제기... 외교 노력과 시설·예산 집중 투입 필요

핵잠은 경제적 파급 효과 막대…IT·소재·철강 등 관련 산업 100여개

소형 원자료 기술 활용시, 쇄빙선, LNG 운반선 등 에너지 안보도 도움

과거 실패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대통령실 산하 사업단 구성도 추진해야

핵잠 4척으론 역부족…주변국 위협 억제 위해 최소 6척 체계 갖춰야

입력2026-04-14 07:30

수정2026-04-14 07:30

지면 27면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가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건조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가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건조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핵잠)은 미국 의회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연료공급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외교적인 노력과 함께 핵잠 건조 예산과 시설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할 때입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정세의 변화에 발맞춰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시급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해군사관학교 35기 출신 예비역 대령으로 국내 최고의 잠수함 전문가로 손꼽힌다.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에서 해군 잠수함 관련 전문 교육을 이수했고, 1990년 독일에서 한국 최초의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인수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나대용함 초대 함장을 비롯해 해군본부 핵추진잠수함사업단(362사업) 단장, 제93잠수함전대장, 방위사업청 잠수함사업팀장 등을 역임했다.

문 교수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 동맹국에 대해 강도 높은 불만을 쏟아낸 점을 주목했다. 그는 “미국이 입장을 뒤엎지 못하도록 우리 정부가 상황을 역동적으로 끌어나가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건조에 착수하는 단계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동 전쟁을 통해 핵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21세기 세계 안보 질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에서 조용하지만 격렬한 변화를 맞이했다”며 “누구도 감시할 수 없는 심해 공간을 장악하는 국가가 미래의 전략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핵잠은 자주국방을 위한 목적뿐 아니라 산업·경제적 측면에서도 막대한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핵잠 건조와 관련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산업 분야만 정보기술(IT), 소재, 인공지능(AI), 조선, 철강 등 100여 곳에 달하는 등 산업 승수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는 “핵잠은 단순한 무기체계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와 기술을 견인하는 국가 플랫폼”이라며 “조선, 원자력, 에너지, 해양, 소재, 인공지능(AI),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고난도 산업의 집합체로 대한민국 산업생태계 전반을 한 단계 끌어올릴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잠 건조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핵잠의 추진체인 소형 원자료를 활용할 경우 수출용 선박 등의 에너지 수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문 교수는 “소형 원자료는 쇄빙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극지탐사선 등 특수선박뿐 아니라 도서지역이나 해양플랜트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핵심 기술”이라며 “국제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업용 선박에 적용할 경우 산업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잠과 관련해선 아직 마지막 과제가 남았다. 문 교수는 최근 펴낸 책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에서 “외교·법률·기술·규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핵연료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남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1970년대 ‘Y-프로젝트’부터 2003년 ‘362사업’까지 국가 기밀사업으로 추진된 핵잠 사업의 실패 원인으로 외교적 제약과 전략적 준비 부족이 원인으로 손꼽혔다. 그는 “핵연료 조달부터 가공, 수송, 보관, 원자로 장전, 운용, 회수에 이르는 전 주기를 하나의 체계로 일원화시키지 않으면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대통령실 산하 ‘핵잠 사업단(가칭)’을 구성해 통합관리체계로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북한 등 주변국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6000~7000톤급 중형 핵잠을 최소 6척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현재 핵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영국 등 5개국이며 이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가 6척을 보유 중이다. 문 교수는 “핵잠을 몇 척 보유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나라의 경제력과 주변의 위협 수준, 자국 함정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며 “최초 논의된 4척으로는 최소한의 억제력은 만들 수 있지만, 상시 감시·추적 임무를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작전·대기·정비 3교대로 순환 운용을 하려면 최소 6척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