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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채권 손터는 개미…열흘새 5.2억弗 팔았다

美채권 보관금액 7개월 연속 감소세

이달 순매도, 지난달 전체 3배 넘어

인플레 압력에 금리인하 기대 꺾여

평가손 부담 개인투자자 투심 위축

입력2026-04-13 17:48

지면 17면
뉴스1
뉴스1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매도세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중동 사태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며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자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미국 국채에서도 자금 이탈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관 금액은 이달 9일 기준 162억 2317만 달러(약 24조 899억 원)로 집계됐다. 월 단위로 지난해 9월 정점(220억 9346만 달러)을 기록했지만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1년 전 수준(160억 1782만 달러)으로 회귀했다. 미국 채권 보관액은 국내 투자자들이 예탁원을 통해 보유한 외화증권 잔액으로 시가가 반영돼 산출된 금액이다.

보관 규모뿐 아니라 투자 수급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올 2월 미국 채권을 2억 5735만 달러어치 사들였던 국내 투자자는 3월 들어 1억 6627만 달러 매도 우위로 돌아섰고 이달(1~10일 기준)에는 매도 폭을 키우며 5억 2217만 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월초 기준임에도 이미 지난달 전체 순매도 규모를 세 배 이상 웃돌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흐름이다.

이 같은 양상은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투자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중동 사태 이후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점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금리 상승 환경에서는 평가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개인투자자의 포지션 축소로 이어진 셈이다.

실제로 최근 채권금리는 다시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약 0.022%포인트 오른 4.339%를 기록 중이다. 이는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올 2월 27일(3.962%)과 비교했을 때는 38bp(bp=0.01%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수준으로 중동 사태의 장기화 흐름과 맞물려 금리 상단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전반적인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는 구간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당장 인상하지는 않더라도 물가 상방 리스크를 의식하며 관망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금리 하락을 전제로 한 채권 투자 매력이 약화되면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미국 10년물 금리의 상단을 4.50%로 제시하며 투자 의견 ‘축소’를 견지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제와 기업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환경에서는 금리 하락이 지속되기 어렵고 그 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리스크에 따른 금리 상승이 재연될 수 있다”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내부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위원들의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은 올해 금리 인하 기대를 철회하고 오히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선물 시장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하방 경직성과 공급망 블록화에 따른 생산 비용 상승은 ‘고물가·고금리’ 현상을 뉴노멀로 정착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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