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표 남발’ 성안머티리얼스, 자금조달 도미노 폭탄 되나
中 기업 인수 과정서 ‘CB 돌려막기’ 이뤄져
유증·BW 발행 등 대규모 자금조달 장기간 지연
납입 완료시 지배구조 리스크 부각 가능성도
입력2026-04-14 06:00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성안머티리얼스(011300)(이하 성안)가 공수표를 남발하며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 대규모 유증과 회사채 발행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언했던 중국 업체 인수도 난관에 봉착했다. 더구나 자금조달에 성공하더라도 지배구조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어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CB 돌려막기’로 숨 돌렸지만…자금조달 난항
13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성안은 중국 업체 제남황관잉크유한공사 인수를 추진 중으로, 지난 9일 중도금으로 5회차 전환사채(CB) 50억원어치를 대납했다.
회사는 사실상 ‘CB 돌려막기’로 중도금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5회차 CB에 설정된 담보권 해제에 차질이 발생하며 중도금 납입이 두 차례 지연됐기 때문. 성안 관계자는 “기간 내에 담보권 설정을 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밀렸다”고 밝혔다.
49억원의 잔금 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지만 납입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성안의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은 110억원으로 이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시점 기업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21%다.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수에 나섰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성안은 외부에 손을 뻗어 자금조달을 추진 중이지만, 이마저도 장기간 지연되는 등 여의치 않다. 우선 회사는 총 2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데, 이 중 100억원은 3년 넘게 납입이 미뤄지고 있다.
유증 납입 예정일은 각각 오는 16일(150억원)과 6월 17일(100억원)이다. 납입 대상자는 그랜드이앤알이라는 업체로, 최근 결산 기준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여서 납입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공언했던 회사채 발행도 오랜 기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2년 300억원 규모 1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공언했다. 최초 납입 예정일은 같은 해 11월이었지만, 수차례 지연되며 오는 16일로 변경됐다.
대규모 돈을 넣겠다는 주체도 신뢰를 부여하기 어렵다. BW 납입 대상자에 이름을 올린 티앤이노베이션은 과거 성안 유증에 참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후 대상자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유증과 BW 발행에 차질이 발생해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중국 기업 인수까지 연쇄 지연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배 보다 큰 배꼽”…대주주 뛰어 넘는 투자자
게다가 투자자 입장으로선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단 점도 불안 요소다. 대규모 유증의 신주 발행가는 400원이지만, 최근 주가는 300원 초중반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로선 장내에서 주식을 취득하는 것보다 비싼 값에 신주를 사들이는 모양새다.
게다가 향후 자금조달이 이뤄지더라도 지배구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유증을 통해 발행될 수 있는 신주 수는 총 6250만주다. 이는 지난달 25일 기준 대주주 측 보유 주식인 2780만주를 훌쩍 뛰어넘는다.
1회차 BW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 납입 대상자는 단일 주체로 행사가는 408원이다. 이에 상장될 수 있는 주식 수는 7352만여주에 달하는데, 이는 최근 발행주식 총수(1억5856만여주)의 46.4%에 달한다. 자금조달을 철회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되고, 납입이 이뤄지면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셈.
성안 관계자는 “앞단의 일들이 밀리게 되면 뒤에도 안 밀린다는 보장은 없다”며 “투자처와 얘기 중이긴 하지만 100% 납입이 된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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