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아르테미스Ⅱ’
입력2026-04-13 18:05
지면 30면
민병권
논설위원
이달 10일 약 122㎞ 상공의 지구 대기권에 한 비행체가 들어섰다. 돌입 속도는 음속의 33~35배에 달했다. 그 충격파에 짓눌린 주변 공기층이 극한으로 압축돼 초고온으로 달궈졌다. 이른바 공력가열 현상이다. 이에 비행체 표면은 순식간에 섭씨 3000도까지 치솟았다. 탑승자들은 평소 체중의 4배 힘으로 짓누르는 중력가속도를 견뎌야 했다. 살을 녹이고 뼈를 부러뜨릴 듯한 이 지옥도는 실제로는 우주탐사 역사의 기념비적 장면이다. 아르테미스 2호(Ⅱ)가 약 반세기 만에 유인 달 궤도 비행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다. 미국 다목적 유인 우주선의 지구 귀환, ‘웰컴! 아르테미스Ⅱ’의 순간이다.
우주선은 지구를 떠날 때보다 돌아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가 훨씬 위험하다고 한다. 재진입 각도가 너무 얕으면 물수제비처럼 튕겨져 나간다. 너무 깊은 각도로 들어오면 공기층과의 충돌 압력과 열이 치솟아 선체를 공중분해시킨다. 궤도를 제대로 잡아도 기체 결함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유인 우주선인 옛 소련의 소유즈 1호는 1967년 대기권에 재돌입 후 낙하산 이상으로 추락했다. 1977년에는 소유즈 11호 승무원들이 대기권 재진입 도중 압력 밸브 결함에 따른 감압 사고로 사망했다. 미국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는 2003년 날개 내열 타일 손상으로 대기권에서 초고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했다.
지금까지 이 같은 고난도 허들을 넘어 대기권 재진입을 성공시킨 나라는 미국·러시아·중국·유럽연합(EU)·일본·인도 등 6개국뿐이다. 북한도 재진입 시도를 여러 번 했지만 우주선이 아닌 불법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였다. 우리는 저궤도 인공위성 발사용 국산 우주로켓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으나 아직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실증하지는 못했다. 2030년대를 목표로 삼은 무인 달 탐사 계획을 완수하려면 우리도 선진 6개국 기술을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와 여야가 지방선거 공약 재원을 마련하느라 우주탐사 사업 예산은 뒷전에 두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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