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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경찰 투입 검토”…지방 치안 공백 메운다

■警 ‘치안보조인력 활용’ 연구 용역

‘인구 감소세 뚜렷’ 지방 중심 검토

직무 범위·경찰 권한 부여 등 논의

美·日 사례 기반 법적 규제도 분석

수도권과 ‘치안 양극화’ 해소 목적

자치경찰제 확대 논의와도 맞물려

입력2026-04-14 06:00

수정2026-04-14 06:00

지면 23면
경찰 자료사진
경찰 자료사진

경찰이 인구 감소로 치안 공백이 커지는 지방을 중심으로 퇴직 경찰 등 전문 인력을 치안보조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단순 지원 역할을 넘어 해외 사례를 참고해 일정 범위의 직무와 권한까지 부여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면서 지역 경찰 운영 체계 전반의 개편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이달 3일 ‘인구 감소·소멸 지역의 치안 서비스 유지를 위한 지역 경찰 운영 체계 최적화 및 치안 보조 인력 활용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농어촌 등 인구 소멸 지역에서 심화하는 치안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인력 활용 모델과 지역 경찰 운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에는 경찰과 소방·교정 분야 퇴직 인력을 치안 보조 인력으로 전환하는 방안의 타당성과 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적 기반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자율방범대와 시니어 치안지킴이 등이 치안 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법적 권한이 제한돼 합동 순찰이나 캠페인 등 보조적 기능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이에 경찰은 치안 경험과 현장 이해도가 높은 퇴직 경찰 인력을 활용해 보다 실질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성과 현장 이해도를 고려하면 가장 먼저 검토할 수 있는 인력이 퇴직 경찰”이라며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현장에 비교적 빠르게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해외 운영 사례도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 경찰청은 영국의 PCSO(Police Community Support Officer), 미국의 보조 경찰, 일본의 방범 지도원 제도 등을 비교해 치안 보조 인력의 직무 범위와 권한 설정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제복과 장비를 지급하고 제한적인 범위에서 경찰권 일부를 수행하도록 하는 모델도 운영 중이다. 경찰은 이 같은 사례를 토대로 국내 도입 가능성과 법적 규제, 권한 범위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이 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지방 치안 공백과 수도권 과밀화가 동시에 심화하는 이른바 ‘치안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경찰은 112 신고 건수를 중심으로 인력을 배치하고 있지만, 면적이나 고령화율, 출동 거리 등 지역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관할 면적, 순찰차 도달 시간, 고령자 비율, 관광지 여부 등을 종합 반영한 새로운 인력 배치 모델도 이번 연구에서 함께 검토될 예정이다.

지구대나 파출소 2~3곳을 묶어 치안 수요가 많은 1곳을 ‘중심 관서’로, 나머지를 ‘공동체 관서’로 운영하는 중심 지역 관서 제도 역시 재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인구 감소가 지속될 경우 지역 관서 통폐합과 거점화 운영 방안까지 함께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 치안보조 인력 확대의 의미를 넘어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자치경찰제 확대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집권적 치안 운영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기조 속에서, 이번 연구가 지역경찰 인력·조직 체계를 전면 재설계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신임 경찰관 임용식에서 “자치경찰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촘촘한 현장형 치안 협력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경찰 관계자는 “지역 특성에 맞는 인력 운영 방식과 새로운 치안 보조 인력 체계를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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