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연금 주식투자 펀드 실물이전 가능해진다
국민연금, 정부에 유권해석 요청
당국선 자본시장법 충돌 등 검토
의결권 민간위임 조치 따른 절차
시장 충격 줄이고 성과 적극 반영
입력2026-04-14 17:30
수정2026-04-14 23:40
지면 21면
정부가 국민연금이 투자한 주식 펀드의 실물이전을 가능하게끔 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국민연금은 민간 운용사의 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의결권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데, 펀드 수익률과 의결권 행사가 미비할 경우 펀드 이관 절차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차원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보건복지부에 펀드를 통해 투자된 주식을 다른 펀드로 실물이전이 가능한지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복지부는 금융위원회에 관계 법령상 펀드에서 다른 펀드로 주식 이전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자본시장법 등 관련 규정과 충돌하는 사안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펀드 실물이전에 대해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은 조만간 펀드를 통한 투자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그간 일임 방식으로만 자금을 운용해왔다. 일임 형태로 자금을 맡길 경우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국민연금이 민간 기업의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연금 사회주의’ 비판을 촉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펀드 형태로 운용해 민간 운용사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 복안을 마련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주식 펀드의 실물이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의 운용 수익률이나 의결권 행사가 미진할 경우 위탁운용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펀드가 교체된다.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면 위탁운용사를 교체할 때마다 펀드에 담긴 주식들을 전부 시장에 매도해야하는 일이 발생한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펀드 교체때마다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국민연금은 자금 일임 방식에서도 실물이전을 활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 선정 및 관리기준’에 따라 위탁운용사 등을 교체하고 있다. 교체 사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통상 자금 운용을 담당하는 펀드매니저가 바뀌었을때, 운용 수익률이 미진할 때 위탁운용사를 새로 선정한다. 교체 사유가 발생했을 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일임된 기존 자산을 매도하지 않고 새 운용사에다가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자금을 운용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운용역의 재량이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변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할 때 통상 국민연금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를 거쳐 올 하반기부터 역량 있는 민간이 의결권을 행사토록 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의결권을 민간이 행사하도록 하기 위해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도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위탁운용사가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얼마나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했는지 등을 반영해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운용사가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면 주주권 활성화에 따라 상장사 체질 개선이 보다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글로벌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일본에서도 민간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일본의 세계 최대 공적연금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은 직접 운용 대신 민간에 위탁한다. 주식 의결권을 위탁운용사에 전적으로 위임해 정부의 개입을 차단하고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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