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휴전과 협상의 중요 포인트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입력2026-04-14 17:53
지면 21면
중동 전쟁이 2주간 휴전에 들어가면서 미국과 이란간 협상이 파키스탄 수도에서 진행됐지만 일단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그동안 중재국을 통한 간접 접촉으로 입장을 주고받아 왔다.
미국은 지난달 말 이란에 15개항 종전안을 제시했고, 이란은 이를 10개항으로 수정해 맞섰다. 미국안은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미사일·군사 능력 제한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금지 및 항행 보장 △중동 긴장 완화 △제재 해제 인센티브 등이 핵심이다.
반면 이란은 △불가침 보장과 역내 미군 철수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대이란 제재 전면 해제 및 전쟁 배상 △유엔·국제원자력기구(IAEA) 결의 종결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유지 등을 요구했다.
양측은 핵 문제와 제재, 미군 주둔, 해협 통행 등을 두고 입장 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강경한 태도로 신속한 해결을 원했던 반면, 이란은 장기 협상을 각오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핵심 변수로, 이란은 통제 의지를 분명히 했고 미국은 역봉쇄와 자금 차단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협상이 재개된다면 현실적인 타협은 핵 문제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의 핵 개발 저지는 전쟁의 핵심 명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란의 고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핵시설 축소·감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상시 사찰 등 과거 핵합의 수준이 최소한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경제 제재는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미사일 문제는 전면 금지보다 상한 설정과 감시 강화 쪽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저항의 축’ 등 이란의 대리세력은 공식적인 협상이 쉽지 않은 부분으로 판단된다.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헤즈볼라 공습을 강화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현실적인 타협안은 대리세력의 군사적 활동을 축소하고 이란의 무기 지원을 비공식적으로라도 줄이는 수준이 예상된다.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내 미군 주둔 문제 또한 공동 안전 보장과 제한적 합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양국 협상의 간극은 작지 않은 수준이다.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군사적 충돌이 더욱 격화되고 세계 경제가 침체로 진행되는 파국을 맞이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다만 현재의 갈등은 양국이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레버리지라는 조심스러운 판단도 가능하다. 이란이 전쟁 초기와는 다르게 협상을 인정하고 희망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전쟁의 장기화와 에너지 공급 충격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 4월 중으로, 또는 늦어도 5월 중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일정 전에 중동 전쟁의 긴장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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